[이산가족상봉] '난색' 北관계자 "우리 시설서 100명이상 상봉 어려워"
집단탈북 여종업원·금강산관광 재개도 언급…文대통령 지지율에도 관심
(금강산·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백나리 기자 =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행사 현장에서 만난 북측 관계자들은 "지금 우리 시설에서는 100명 정도 이상은 현실적으로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행사 지원을 위해 나온 북측 보장성원은 남측 취재진에 "이렇게 (상봉)행사하니 얼마나 좋으냐"고 말을 걸었다가 "상봉 정례화가 시급하고 규모도 확대돼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이같이 난색을 보였다.
북측 보장성원은 "근본적 문제해결은 남측이 해야 할 일이 있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가 "남도 북도 할 일이 있다"며 같이 웃음을 짓기도 했다.
여종업원 집단 탈북에 대해 언급하는 보장성원도 있었다. 그는 남측 취재진에 "이제 상봉하고 여종업원 문제를 연계해서 상봉이 된다, 안 된다, 그런 말은 쑥 들어간 거 아니겠습니까. 그 문제는 그냥 그렇게 조용히 지나가는 거죠"라고 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 남북고위급회담과 적십자회담이 열렸을 때 이산가족 상봉에 집단 탈북 여종업원의 송환을 연계시켜왔다.
한 북측 관계자는 금강산에 중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오고 있다면서 금강산관광이 언제쯤 재개될 수 있을지 묻기도 했다.
일부 북측 보장성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에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 13일 남북고위급회담에서 3차 정상회담을 9월 안에 평양에서 갖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그 날(정상회담 날짜)이야 다 나와 있지요. 남측 당국이 알고 있으면서 말을 안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농담조로 말하기도 했다.
고위급회담에서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남측 취재진에 "(정상회담) 날짜가 다 돼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북미협상과 관련해서는 "계단식으로 조금씩 한계단 한계단 밟아 올라가는 것처럼 그런 변화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국가명을 거론하지 않은 채 "전혀 움직이지 않는 나라도 있지 않냐"고도 했다.
북측 인사들은 상봉 행사를 위한 남측 취재진 규모가 늘어난 것을 언급하며 "우리 원수님(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께서 이번에 남측 편의를 최대한 보장해주라고 하셨다"고 전하기도 했다.
올해 여름 기록적인 폭염도 대화의 소재가 됐다. 한 북측 보장성원은 "올해는 가뭄이나 더위 때문에 남이나 북이나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숙소 및 행사장으로 사용된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은 노후한 느낌이기는 했지만 객실 에어컨도 잘 작동하고 온수 공급에도 문제가 없는 등 시설이 전반적으로 양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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