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온 줄 알았는데…" 식지 않는 폭염에 다시 '헉헉'(종합)
전국 폭염특보 재발령, 가뭄까지 겹쳐 지자체 분주
(전국종합=연합뉴스) "지긋지긋한 폭염은 언제쯤 식을까요?"
말복(末伏)을 전후로 잠시 주춤했던 폭염이 또다시 고개를 들었다.
따가운 햇볕과 지열로 펄펄 끓는 아스팔트, 아무리 불어도 짜증만 나는 뜨거운 바람까지 고스란히 따라왔다.
직장인 셔츠 겨드랑이에 상징처럼 새겨진 땀 자국이 유독 진했던 20일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와 강원, 경북, 경남, 전남 일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경북과 충북, 전북, 충남 등 내륙에는 해제됐던 폭염경보가 다시 발령됐다.
폭염경보는 하루 최고기온이 35도, 폭염주의보는 33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상할 때 내려진다.
수은주도 크게 치솟았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의성 35.6도를 비롯해 대전 35.3도, 청주 35.1도, 상주 34.8도, 충주 34.7도, 전주 34.4도, 안동 34.0 등을 기록했다.
자동기상관측(AWS) 기록으로는 오창이 35.9도로 가장 높았고 군위가 35.7도를 나타냈다.
일본 가고시마 해상에서 북상 중인 제19호 태풍 '솔릭' 영향으로 덥고 습한 공기에 한반도에 유입돼 불쾌지수도 대부분 지역에서 '매우 높음' 단계를 보였다.
대부분 지역 낮 최고기온이 34도를 웃돈 대구·경북은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 주요 도로가 한산했다.
일부 시민들은 한낮 더위를 피하려고 서점과 쇼핑몰 등 냉방이 잘된 시설로 몰리기도 했다.
끝 모를 폭염에 가뭄도 악화하는 모습이다.
전북 군산지역 75개 저수지 저수율은 41%까지 떨어졌다.
군산시는 가뭄대책반을 구성하고 양수 장비 확보와 용수 공급에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는 양수장 30곳과 대형관정 76개를 가동, 하루 평균 10만t의 물을 메마른 논에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뭄 피해를 겪은 충남 부여군도 농업용수 공급에 애를 먹고 있다.
곳곳에서 저수지 저수율이 뚝뚝 떨어지는 가운데 가뭄이 가을, 겨울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말복을 넘겨 찾아온 폭염은 본격적인 태풍 영향권에 들어가는 23일 이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고기압 영향으로 고온다습한 공기가 한반도에 머물고 있어 폭염특보가 확대·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열사병과 탈진 등 온열 질환과 농축산물 피해 예방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임청, 최영수, 정찬욱, 이덕기, 정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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