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소관업무 변경 일방적" 청주시의원 비판 제기
쓰레기매립장·도시공원 개발 업무 도시건설위→경제환경위 이관
도시건설위 자청한 의원들 "매립장·도시공원 개발 견제 발 묶여"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청주시의회가 상임위원회 소관 업무를 대폭 조정하면서 집행부 '저격수'를 자처하며 특정 상임위를 선택했던 시의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민선 7기 청주시 행정기구가 1실 5국에서 1실 6국으로 개편한 것과 관련, 시의회 상임위도 명칭 변경 및 소관 업무를 개편했다.
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박완희 의원은 이와 관련,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됐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초선인 박 의원은 시의원에 당선되기 전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하면서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의 70%를 공원으로 개발하고 30%에 아파트를 짓는 청주시의 개발 정책에 반대해 왔다.
시 정책대로 추진되면 청주시의 녹지 공간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다.
쓰레기 소각장이 청원구 북이면 일대에 집중되는 데 대해서도 박 의원은 꾸준하게 문제점을 제기해 왔다. 발암물질로 알려진 다이옥신과 미세먼지 배출 수준을 정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이런 견해를 피력하기 위해 그는 시의원에 당선되자마자 도시건설위원회를 지원했다.
그러나 청주시가 행정기구를 개편한 것과 관련, 시의회는 쓰레기 소각장 문제를 다루는 환경사업본부를 경제환경위원회 소관으로, 도시공원 업무는 농업정책위원회 소관으로 개편했다.
결국 박 의원이 속한 도시건설위는 소각장·매립장이나 도시공원 업무를 제외한 도시재생, 교통, 상수도, 차량등록만 취급하게 됐다.
박 의원은 "정밀하게 진단한 뒤 상임위 소관 업무를 배분하자는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채 (의장단이) 밀어붙이기식 다수결로 결정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재선인 김용규 도시건설위원장 역시 상임위 소관 업무 변경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청원구 오창읍 후기리에 조성될 제2 쓰레기 매립장 조성 사업을 둘러싼 특혜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도시건설위를 선택했다.
제1대 통합 청주시의회 때 도시건설위 소속이었던 김 위원장은 지붕형으로 추진되던 제2 매립장이 노지형으로 바뀐 과정에서 불합리한 행정,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 의혹이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수적 열세에 밀려 의견을 관철하지 못했다.
그러나 제2대 의회에서도 의혹 규명은 어렵게 됐다. 매립장 조성사업을 담당하는 환경사업본부 견제·감시 업무가 도시건설위에서 경제환경위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소관 업무가 변경된 현 상황에서는 제2 매립장 특혜 의혹을 짚어볼 도리가 없다"며 "경제환경위가 견제·감시 및 대안 제시 기능을 열심히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환경위가 도움을 원한다면 특혜 의혹 규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론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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