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경제 선포' 목포시장, DJ 추도식 불참 논란
박지원 의원 "전임 시장들 한 번도 빠진 적 없는데…충격이다"
(목포=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지난달 23일 김종식 전남 목포시장이 언론과의 대화에서 '평화 경제'를 선포했다.
김 시장은 이 자리에서 '평화 경제의 중심, 위대한 목포시대'를 시정목표로 선정한 배경과 실현 전략을 소개했다.
"목포는 이제 전남과 대한민국 서남권이 아닌 한반도 서남권"이라며 "시정목표에는 시대상과 시대정신이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그토록 염원한 평화의 정신을 이어받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목포는 'DJ의 정치적 고향'이다.
이런 맥락에서 평화 경제는 신선한 아이디어로 반응이 좋았지만 김 시장의 행보에는 평화가 보이지 않는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국립 서울현충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서거 9주기 공식 추모행사'에 김 시장이 불참했다.
그동안 추모행사에 DJ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시장이 불참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목포 일부 시의원과 시민들이 버스를 동원, 추도식에 참석한 것과 큰 대조를 보였다.
평화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19일 연합뉴스 전화 통화에서 "DJ 추도식은 물론 6·15 행사 등에 목포시장이 빠진 적이 없었다. 목포시장에게 추도식에서 말할 기회도 부여하는 등 상당히 신경을 쓰는 행사"라면서 "이번 추도식에 당연히 올 줄 알았는데 보이지 않아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DJ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날로 새로운 평가를 받고 있고, 남북·북미 간 비핵화 진전 등도 DJ의 평화 정신이 기틀이 된 것"이라면서 "평화 경제를 선포한 목포시장이 수도권은 물론 지방 자치단체장들도 참석한 추도식에 안 온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 시민은 "목포에 큰 현안이 있거나 개인적인 일이 있으면 추도식에 안 갈 수도 있다. 이를 비난해서도 안 된다. 하지만 시장은 24만 목포시민 대표로 행사 참석 여부를 잘 판단해야 한다"면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 시장은 추도식 당일 오전 외부 일정이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밤 7시 30분 목포에서 열리는 '영호남 평화 콘서트'에만 참석했다.
시 관계자는 "시장이 시민과 함께 DJ 정신을 계승하고자 애를 썼고, 그런 의미에서 참석이 어려웠던 것 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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