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는 경찰 나는 범인"…日경찰서 도주 용의자 1주째 '오리무중'
경찰 3천~4천명 동원 수색…도주 중 경찰 비웃듯 잇따라 범행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 오사카(大阪)의 한 경찰서에서 구금돼 강·절도 등의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던 남성이 도주한 지 19일로 일주일이 됐지만 경찰은 행적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강도상해 및 절도, 성폭행의 혐의로 오사카 돈다바야시(富田林)경찰서에 구금돼 조사를 받던 히다 준야(?田淳也·30·무직)가 도주한 것은 지난 12일 오후 8시께다.
당시 그는 경찰서 2층의 접견실에서 변호사와 면회를 마친 뒤 경찰서를 빠져나왔다. 그는 접견실의 칸막이용 아크릴판을 깨부순 뒤 밖으로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3천~4천명을 동원해 히다를 찾고 있지만 도주 일주일이 되도록 행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대대적인 수색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히다는 도주 중에도 자전거와 오토바이 절도 및 날치기 등의 범행을 통해 도주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추정돼 경찰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그는 도주 직후인 지난 12일 오후 8~9시께 돈다바야시 경찰서 근처에서 빨간색 자전거를 훔친 뒤 인근 하비키노(羽曳野)시에 버린 것으로 파악됐다.
돈다바야시 경찰서측이 히다의 도주를 파악한 것은 같은 날 9시 45분께였다. 그 시간 히다는 이미 돈다바야시를 떠나 있던 것이다.
이것 뿐이 아니다. 같은 12일에는 마쓰바라(松原)시에 있는 히다 고향의 본가 인근에서 검은색 오토바이 절도 사건이, 13~15일에는 하비키노시와 오사카시 남부에서 검은색 오토바이를 이용한 날치기 사건이 각각 벌어지는 등 총 4건의 사건이 발생했다.
모두 야간에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행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히다는 이전에 3건의 날치기 절도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경찰은 "이번 연쇄 날치기 사건도 (과거 히다의 범행과) 수법이 유사하지만, 히다의 범행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히다는 추적하는 경찰을 따돌리기 위해 교란 작전까지 펼쳤다.
하비키노에서 발생한 날치기 사건 피해품 가운데 가방 등은 오사카시 북부 차천변에서 발견됐다. 돈다바야시경찰서에서는 20㎞ 이상 떨어진 곳이다.
그러나 가방에 들어 있던 피해자의 휴대전화는 돈다바야시에 있던 소형 트럭의 화물칸에 넣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피해자의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파악해 추적했을 때, 소형 트럭은 하비키노시에 있었다.
오사카 일대 주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한 50대 여성은 NHK에 "무섭다. 빨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hoina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