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금융시장 선호' 대선후보 지지율 부진에 헤알화 약세
헤알화 환율 올해 최고치 근접…상파울루 증시도 하락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대선 여론조사에서 금융시장이 선호하는 후보가 부진한 지지율을 보였다는 소식에 헤알화 가치가 약세를 지속하고 증시도 크게 흔들렸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달러화 대비 브라질 헤알화 환율은 0.24% 오른 달러당 3.915헤알에 마감됐다. 환율은 이날까지 사흘 연속 올랐다.
오전장 한때 1% 넘게 오르면서 4헤알 돌파 가능성까지 점쳐졌으나 이후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날 환율은 올해 최고치인 7월 5일의 달러당 3.934헤알에 근접한 것으로 최근의 헤알화 약세 추세를 반영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10월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데다 터키 리스크가 커진 것도 헤알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파울루 증시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보베스파(Bovespa) 지수는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한 끝에 1.03% 하락한 76,028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오전장에서 75,600포인트대로 밀리기도 했으나 오후장 들어 하락 폭을 만회했다.
글로벌 광산개발업체 발리를 제외한 자원주가 대부분 약세를 보였고 금융주도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브라질의 유명 투자회사인 XP 인베스치멘투스(Investimentos)가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금융시장의 지지를 받는 중도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제라우두 아우키민 후보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인 좌파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제외한 조사에서 아우키민 후보는 극우 성향 사회자유당(PSL)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 23%, 중도 지속가능네트워크(Rede) 마리나 시우바 후보 11%에 이어 9%로 3위를 기록했다.
룰라 전 대통령을 포함한 조사에서도 아우키민 후보의 지지율은 9%를 기록하며 룰라(31%)와 보우소나루 후보(20%)에 이어 3위로 나왔다.
이 조사는 지난 13∼15일 1천 명에 대한 전화설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오차범위는 ±3.2%포인트다.
금융시장은 공공재정 균형에 필수적인 연금·조세 개혁을 가장 강력하게 추진할 인사로 꼽는 아우키민 후보가 이처럼 약세를 보이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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