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광학 소재 '페로브스카이트' 발광 조절기술 개발
울산과기원 김진영 교수팀 "빨강·파랑·초록 LED도 제조"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김진영 교수팀이 차세대 광학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 속 원소를 바꿔 발광 스펙트럼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울산과기원에 따르면 이 기술로 빛의 삼원색인 빨강, 파랑, 초록의 빛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 발광다이오드(LED)에 적용하면 기존보다 훨씬 깨끗한 화면을 얻을 수 있다.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란 금속과 할로겐 원소를 품고 있는 특별한 구조의 반도체 물질이다.
이 물질을 적용한 태양 전지는 빛을 전기로 바꾸는 광전효율이 높아 차세대 태양 전지 후보로 손꼽힌다.
이 물질은 또 전기를 빛으로 바꾸는 발광효율이 높아 발광소자로도 주목받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는 10억 분의 1m 수준으로 미세한 물질인데, 내부 할로겐 원소에 따라 다른 색깔을 발산한다. 요오드가 많으면 빨간색, 브롬이 많으면 초록색, 염소가 많으면 파란색을 발광한다.
그러나 그동안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이 민감해 원소들을 안정적으로 바꾸기 어려웠다.
이에 김 교수팀은 '용액 공정'으로 특정 원소를 바꿔치기하는 간단한 기술을 개발했다. 비극성 용매와 첨가제를 이용해 원소 치환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먼저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를 녹인 용액에 요오드나 브롬, 염소를 섞은 비극성 용매를 더하고 첨가제를 넣는다.
그러면 비극성 용매에 섞인 원소가 원래 페로브스카이트 속 원소와 자리를 바꾸면서 발광색이 달라진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발광색은 페로브스카이트 속에 어떤 원소가 더 많은지에 따라 결정된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만든 페로브스카이트 나노 입자를 이용해 빨강, 파랑, 초록 색깔을 띠는 LED를 만드는 데도 성공했다.
김진영 교수는 "용액 공정으로 원소를 치환하는 기술은 간단하고 저렴할 뿐 아니라, 향후 대량 생산 방식에서도 적합하다"면서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전반이 상업화로 나아가는 데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셀'(Cell)의 자매지인 '줄'(Joule)의 8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yong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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