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못쳐 아구 그만둔 꼬마, 장타 앞세워 메이저 사냥꾼 우뚝
PGA챔피언십 제패한 켑카는 야구 집안…4승 가운데 3승이 메이저
13살 때 아버지 꺾고 클럽 챔피언…연예인 미녀 여친'도 주목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미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정상에 오른 브룩스 켑카(미국)는 '골프 노마드'였다.
플로리다주립대 재학 중에 3차례 전국대회에서 우승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켑카는 2012년 PGA투어 대신 낯선 유럽프로골프의 2부투어인 챌린지투어에서 프로 선수로 첫발을 내디뎠다.
챌린지투어는 상금도 적을 뿐 아니라 수많은 나라를 옮겨가며 대회를 치르느라 말 그래도 '떠돌이'가 따로 없다.
그러나 켑카의 선택은 금세 열매를 맺었다. 챌린지투어에 뛰어든 첫해 스페인 카탈루냐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듬해 그는 시즌 초반에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고 스코틀랜드에서 3승을 쓸어담아 유럽프로골프투어로 승격했다.
2014년 유럽투어 신인왕에 오른 그는 틈틈이 출전한 PGA투어에서도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올린 덕에 PGA투어 카드를 손에 넣었고 2015년 피닉스오픈 우승 이후 유럽에서 PGA투어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PGA투어로 옮겨온 켑카는 큰 경기에 특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특히 메이저대회에서 켑카는 유난히 성적이 좋다.
지금까지 올린 4승 가운데 3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올려 '메이저 전문'이라는 별명이 붙을 참이다.
본격적으로 PGA투어에서 뛰기 시작한 2015년부터 올해까지 14차례 메이저대회에서 3차례 우승을 포함해 7번 톱10에 들었다.
작년부터 따지면 메이저대회에 7번 출전해서 3승에 톱10 입상 4차례, 그리고 딱 한 번 빼고 모두 20위 이내에 이름을 올렸다.
켑카는 "왜 유난히 메이저대회에서 강한지 잘 모르겠다. 메이저대회가 아닌 대회 때도 좀 잘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그러나 켑카는 "메이저대회에서는 참을성이 요긴하다. 나는 메이저대회에서 더 집중하고 잘 참는다"고 비결을 살짝 공개했다.
켑카는 아버지에게 뛰어난 스포츠 유전자를 물려받았다.
아버지 봅 켑카는 대학 때 야구팀 주전 투수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는 꿈을 이루지 못한 아버지 봅은 아들에게 야구를 시켰다.
켑카도 야구를 골프보다 더 좋아했다. 켑카는 "골프는 따분했다. 야구를 잘했으면 야구 선수가 됐을 것"이라고 털어놓은 바 있다.
그는 체격이 작아서 홈런을 거의 때려 내지 못해서 야구 대신 골프를 선택했다.
야구에서는 장타를 치지 못했던 그는 골프에서는 300야드를 훌쩍 넘기는 PGA투어의 대표적인 장타자가 됐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야구 선수 출신이지만 골프를 즐겼던 아버지 봅은 동네 골프 클럽 최강자로 군림했다. 5년 동안 클럽 챔피언십을 놓치지 않았던 봅 켑카를 꺾고 클럽 챔피언에 새로 오른 주인공은 13살 난 아들 브룩스였다.
켑카의 동생 체이스도 골프 선수로 뛰고 있다. 체이스는 형처럼 유럽 챌린지투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지금은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 뛴다.
나이키 옷과 신발, 모자를 사용하는 켑카는 클럽은 특정 브랜드와 계약하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버와 3번 우드, 미즈노 아이언, 타이틀리스트 웨지와 퍼터, 그리고 타이틀리스트 볼을 사용했다. 특이하게도 3번 아이언은 단종된 나이키 제품을 아직도 쓴다.
PGA챔피언십 우승 직후 켑카와 뜨거운 키스를 나눠 눈길을 끈 여자친구 제나 심스는 2007년 미스 틴 USA에 뽑혔고 영화배우와 모델로 일하고 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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