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김진표 '협공'에 이해찬 '여유'…부울경 연설경쟁(종합)
宋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 못 돌려", 金 "'문재인 경제'와 '김진표 경제'는 하나"
李 "원팀이 돼 단결할 것"…"선거 왜 떨어지죠?" 농담도
당권주자 3인, 김경수 지사에 '응원 메시지'
(서울·부산·창원·울산=연합뉴스) 한지훈 차지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권 레이스가 11일 중반전으로 접어든 가운데 송영길·김진표 후보가 이해찬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우세가 수치로 나타나고 '대세론'이 짙어지자 경쟁 후보들이 더 적극적으로 견제에 나선 모양새다.
다만 네거티브 선거전에 대한 당원들의 경계심리를 의식한 듯 상대 후보를 겨냥한 후보들의 발언은 '뼈있는' 비유에 그쳤고, 전면적인 상호 비방은 자제했다.
세 후보가 이날 연설대결을 펼친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대의원대회에서도 이 같은 모습이 연출됐다.
송 후보는 연설에서 "정동영, 손학규가 다시 돌아오는데, 한번 국민의 심판을 받은 사람이 10년 만에 다시 복귀하는데, 우리 민주당이 야당을 따라가서야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흘러간 물이 다시 물레방아를 돌릴 수는 없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치고 나가듯이 새롭고 젊고 역동적인 민주당을 다시 한 번 만들 수 있도록 20년간 민주당을 지켜오고 온 힘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지킬 수 있는 송영길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50대의 송 후보가 '세대교체론'을 강화하면서 사실상 60·70대의 경쟁 후보들을 '흘러간 물'에 비유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후보는 연설에서 소득주도성장 및 혁신성장 구상을 밝힌 데 이어 "마침 그 출발점인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 완화에 대해 문 대통령께서 저와 똑같이 말씀하셨다"며 "'문재인 경제'와 '김진표 경제'는 하나"라고 말했다.
'경제 당대표론'을 내세운 김 후보가 최근 '이 후보의 일부 발언이 문재인정부 국정철학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를 한 만큼 이날 발언도 이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문재인 경제'와 '이해찬 경제'는 다르다는 취지다.
송 후보와 김 후보의 협공을 받은 이 후보는 반대로 '원팀'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연설에서 "당이 분열하면 2020년 총선에서 참패하고 만다"며 "우리는 원팀이 돼 단결할 것이다. 우리는 더 강한 민주당이 될 것이다. 국민 선택을 받아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연설 말미에 "저는 30년 동안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 번도 안 떨어졌다. 왜 떨어지죠?"라고 농담을 던지는 여유까지 보였다.
후보들은 경남도당 대의원대회에서 최근 드루킹 특검 조사를 받은 김경수 경남지사를 앞에 두고 응원 연설을 했다.
송 후보는 "부당한 특검의 공세와 여론재판에서 김 지사를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김 후보는 "문 대통령 당선을 위해 열심히 일하다 고초를 겪고 있는 김 지사를 적극 돕겠다"고 각각 말했다.
이 후보는 "김 지사는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자 경남이 키워야 할 대한민국의 미래다"라고 했다.
김 지사는 축사에서 "이번 지도부 선출 기준은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누가 문 대통령과 함께 우리 정부를 가장 성공한 정부로 만들 수 있는가, 그것이 기준 아니겠나"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이 6·13 지방선거를 통해 험지로 꼽히던 영남권에서 전례 없는 승리를 거둔 만큼 이날 유세는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전국 정당의 꿈을 이뤘다는 자부심으로 한껏 고조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한편, 부울경 대의원대회에서는 8명의 최고위원 후보도 열띤 연설을 선보였다.
설훈 후보는 "남북관계가 정상화되고 경제교류가 활발해지면 우리 경제도 살아날 것"이라고 역설했고, 박정 후보도 "문재인정부의 성공은 '평화경제'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박광온 후보는 "당원의 대변인이 되고 싶다. 우리당이 반드시 연속집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고, 유승희 후보는 "적폐를 완전히 청산하고 문재인정부의 개혁과제를 완성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박주민 후보는 "국회 특수활동비를 폐지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국민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해영 후보는 "청년이 마음껏 도전하고, 땀 흘린 사람이 보상받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황명선 후보는 "자치분권 대변인인 저를 최고위원으로 선택해달라"고 호소했고, 남인순 후보는 "민생을 살리고, 당내에서 진보·개혁적 가치를 확장하겠다"고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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