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서 횡단보도 건너던 행인, 20대 2명에 집단폭행 당해
피해자 측 "법정서 가해자 웃는 모습에 경악, 엄벌해야" 청와대에 청원
(순천=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전남 순천에서 20대 남성 2명이 횡단보도를 걸어가던 행인을 마구잡이로 폭행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피해자는 얼굴과 머리 등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지만, 가해자들이 전혀 반성하지도 않는다며 피해자 가족이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엄벌을 촉구했다.
폭행 피해자의 누나인 A씨는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지난 5월 28일 오전 2시 40분 순천시 조례동 횡단보도에서 회식을 마치고 귀가하던 동생이 신호 위반해 진입하던 차량에서 내린 남자들에게 묻지 마,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A씨는 "운전석에서 내린 남자가 뺨을 때리고 밀쳤고 동생이 112에 신고하려 하자 뒷좌석에서 내린 남자가 발을 걸어 넘어뜨려 동생이 정신을 잃었다"며 "이후 운전석 남자가 쓰러진 동생의 얼굴과 머리를 마구 때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주변에서 이를 지켜보다 말리려던 택시 운전기사까지 위협을 당하기도 했다.
다른 행인들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지만 가해자들은 현장에서 달아났다.
가해자 B(29)씨와 C(29)씨는 사흘 만에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돼 구속됐다.
이들은 자신들의 차량이 횡단보도에 진입하는데 피해자가 이를 피하지 않고 걸어왔다는 이유로 주먹을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과정에서 이들이 음주 운전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피해자는 당시 당한 폭행으로 눈·코뼈·치아 등을 심하게 다쳤고 병원으로 옮겨가기까지 3시간가량 기억을 잃기도 했다.
A씨는 "응급실에 도착하니 동생은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다"며 "지금은 병원에서 퇴원했지만 자기 방에 틀어박혀 꼼짝하지 않고 불면증과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특히 "가해자 한 명은 폭행 사건 뒷날 SNS에 본인의 셀카 사진을 올렸고 재판정에서도 웃으며 농담을 주고받는 등 반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어떤 피해 복구나 사과도 없이 가해자 측 요청으로 재판이 2차례 연기돼 피해자와 그 가족이 오히려 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며 "보복이 두렵지만, 가만히 있으면 피해자가 또 생길 것 같아 용기를 냈다"고 엄벌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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