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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이종석 감독 "어디서 본 듯 영화는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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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이종석 감독 "어디서 본 듯 영화는 싫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범죄 스릴러나 액션 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다 어디서 본듯하고 비슷한 느낌이 많아서 오랫동안 고민했어요. 그 와중에 떠오른 것이 협상이라는 소재였습니다."
1천400만 관객을 동원한 국제시장의 조감독, 775만 명을 동원한 '히말라야'의 각색에 참여하며 연출 기본기를 다진 JK필름의 차세대 연출자인 이종석 감독이 첫 장편 데뷔작 '협상'으로 추석 극장가를 찾아온다.
서사의 기본 구조는 무기밀매상 '민태구'(현빈 분)가 태국 방콕에서 한국인 기자와 경찰을 납치해 인질극을 벌이자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협상전문가인 '하채윤'(손예진 분) 경위가 12시간 동안 민태구와 일대일 협상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9일 CGV 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이 감독은 "한정된 공간과 제한된 시간 안에서 긴장감을 어떻게 끌어낼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고 말했다.
민태구는 방콕에, 하채윤은 서울에 있는 만큼 두 사람이 직접 대면하는 장면은 연출할 수 없는 설정이다. 게다가 12시간이라는 제한시간까지 걸어뒀다.
시·공간 제약을 극복하고 긴장감을 끌어내기 위해 이 감독이 선택한 해결책은 '이원동시촬영'이다.



현빈과 손예진은 서로를 모니터 화면으로만 대하며 호흡을 맞췄다. 촬영 현장은 실제 협상이 벌어지는 듯한 긴장감이 감돌았다고 한다.
이 감독은 "서로 얼굴을 보고 연기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을 담아내고 싶었다"며 "현장감을 극대화하고 싶어서 이원동시촬영을 선택했고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직접 얼굴을 보고 하는 연기보다 난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만큼 배우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현빈은 "서로 마주 보고 연기할 때는 상대의 숨소리나 미세한 움직임도 직접 보고 맞춰갈 수 있는데 작은 모니터로 상대의 모든 행동과 감정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 낯설었다"면서도 "이 작품에는 잘 맞는 촬영방법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손예진도 "제한된 공간에서 화면만 보고 연기한다는 압박감이 엄청났지만, 현빈 씨 연기와 제 연기를 따로 찍어서 합쳤다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을 것 같다"며 "결과적으로 생동감 있게 연기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고 공감을 나타냈다.



20년 가까운 연기 경력을 쌓은 손예진이지만 경찰 역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예진은 '하채윤' 역을 위해 긴 생머리를 자르고 단발머리로 변신했다.
손예진은 "협상에 이어 바로 '지금 만나러 갑니다' 촬영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멜로는 머리가 길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냉정한 협상가에게 긴 머리는 아닌 것 같아서 과감히 잘라버렸다"며 촬영에 임할 당시 각오를 전했다.
현빈 역시 이번 작에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그의 연기 경력을 통틀어 완전한 악역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빈은 "전형적인 악역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며 "일부러 나른하게 툭툭 던지는 말투를 사용하고, 세게 나올 것 같은 장면에서 오히려 힘을 빼고 연기하는 등 민태구라는 인물이 가진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하는데 더 많은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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