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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中 인공강우 실험이 최악 폭염 유발?…"어불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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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中 인공강우 실험이 최악 폭염 유발?…"어불성설"
전문가들 "인공강우와 고기압 상관없어"·"韓에 영향 미치기에 미미한 수준"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1907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최악의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고통스러운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더해 북태평양 고기압, 티베트 고기압이 잇따라 한반도를 덮쳤기 때문이라는 게 기상학계의 일반적인 분석이지만, 폭염이 장기화하다 보니 터무니없는 소문까지 떠도는 상황이다.
그중 하나는 중국의 인공강우 실험이 이번 폭염을 불렀다는 주장이다.



이는 최근 한 온라인 매체가 이번 폭염의 원인이 중국 인공강우 실험 때문일 수 있다고 보도한 뒤 급속히 확산했다.
여기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블로그 등에 해당 기사와 함께 '국내 언론은 중국 상공의 고기압이 폭염의 원인이라고 하지만 사실 중국 티베트 고원의 인공강우 실험 때문'이라는 취지의 글을 게재하고 있다.
이러한 게시물에는 "중국발 미세먼지와 황사에 폭염까지 정말 화가 난다", "중국은 도움이 안 된다"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댓글이 여러 개 달렸다.
올해 3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티베트 고원에 인공강우 시설 구축에 나선 것은 사실이다. 중국항청과학기술그룹(CASC)과 칭화대학, 칭하이성이 협약을 체결한 뒤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기상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인공강우 실험과 폭염 간에는 상관관계가 전혀 없다고 지적한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연구과장은 "인공강우 실험을 해서 폭염이 발생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폭염은 대규모 현상으로, 고·저기압의 형성 범위가 통상 수백 킬로미터인데, 구름은 아무리 크게 형성되어도 수 킬로미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변 과장은 "인공강우는 요오드화은(silver iodide)을 이용해 빗방울로 커질 만한 씨를 뿌려 구름을 비로 만드는 과정인데 국지적인 현상으로 나타난다"며 "현재 북태평양 고기압은 우리나라 전역과 중국, 일본까지 다 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승배 한국기상산업협회 기상본부장도 "인공강우 시설을 아무리 대규모로 만들었다 한들 멀리 떨어진 동쪽에 폭염을 가져오기에는 너무 미미하다"고 일축했다.
익명을 요구한 모 국립대 지구환경공학과 교수는 "유언비어 내지 음모론 수준"이라며 "인공강우와 고기압 자체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인공강우 실험이 이번 한반도 폭염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낭설이라고 치부하더라도 이론적인 설명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인공강우 실험이 성공했다고 가정할 때 구름이 비가 돼 사라져서 우리나라로 넘어오는 구름이 줄고, 이에 따라 일사량이 늘어 지표가 뜨거워진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아직 인공강우 기술이 그렇게 발달하지 않았고 그 정도면 이미 (실험 결과가) 학계에 다 소문났을 텐데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국은 내륙이 사막이고 주요 도시에 비가 부족해서 인공강우 실험을 통해 수자원을 확보하려는 욕구가 강할 것"이라며 "이 기술을 본격 개발하면 우리나라 강수량 감소와 같은 영향이 생길 수 있으므로 대비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gogo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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