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넘' 유준상 "절대 미화하진 않을 겁니다"
뮤지컬 '바넘 : 위대한 쇼맨' 주인공…"공감의 눈물 흘리기도"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바넘에 대한 여러 부정적 견해가 있는 걸 알고 있어요. 절대 미화하진 않을 겁니다. 다만 바넘이란 인물 자체보다는 그 사람의 생애를 통해 관객분들이 우리네 인생을 한번 되돌아볼 수 있다면 좋겠어요."
배우 유준상(49)은 지난 7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봉한 뮤지컬 '바넘 : 위대한 쇼맨'에서 주인공 바넘 역을 연기한다.
미국 쇼비즈니스 개척자인 P. T. 바넘(1810∼1891)은 '흥행의 귀재'부터 '희대의 사기꾼'까지 다양한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은행 대출을 받아 허름한 극장을 사들인 그는 처음에는 거대한 동물 박제나 신기한 물건 등을 전시하다 나중에 서커스로 눈을 돌린다.
동물쇼, 기형인 쇼 등으로 사업을 번창시켰고 이 과정에서 날조와 속임수도 적지 않게 동원했다. 장사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스스로 '야바위의 제왕'으로 불리기 원한 그는 노이즈 마케팅의 원조로도 통한다.
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만난 유준상은 "바넘의 자서전을 읽고, 작품을 분석하고, 연습하면서 인물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려 노력했다"며 "공연 시작 전 바넘이 '사기꾼'임을 분명 밝히고 시작하지만 그 사기꾼이란 단어에 담긴 다양한 뉘앙스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뮤지컬은 화려하고 즐거운 쇼 뮤지컬 형식을 취한다. 이야기 특성상 서커스까지 결합했다. 그러나 그는 공연하면서 예상치 못하게 눈물이 난다고 했다.
"바넘의 생애와 제가 살아온 부분들이 많이 겹치기도 해요. 이번 작품에는 무대부터 사랑, 나이듦에 대한 이야기까지 모두 담겼거든요. 그런 연결고리 때문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는 것 같아요."
이 뮤지컬은 1980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바넘'의 라이선스 작품이지만, 이번에 창작에 가깝게 작품을 각색했다. 역시 바넘의 생애를 다루며 작년 흥행에 성공한 영화 '위대한 쇼맨'과 같은 제목을 부제로 활용했지만, 음악과 대본이 전혀 다른 별개 작품이다.
이 때문에 제작사 측은 영화 '위대한 쇼맨' 원작 뮤지컬로 홍보를 시도했으나 해당 영화를 국내에 배급한 이십세기폭스코리아의 문제 제기로 관련 정보를 모두 수정하는 논란도 겪었다.
유준상은 "영화의 스펙터클을 따라갈 수 없겠지만 뮤지컬만의 다른 매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1995년 SBS 5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유준상은 1998년 '그리스'로 처음 무대에 오른 뒤 20년간 꾸준히 뮤지컬에 출연했다. 드라마, 영화 등을 오가면서도 무대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았다.
한국 나이로 쉰. 무대에서 이제 최고참인 일이 많지만 20살가량 어린 배우들과 친구로 나와도 객석에는 그리 어색하게 비치지 않는다. 타고난 동안이기도 하지만 공연 기간에는 거의 술을 입에 안 대는 등 꾸준한 자기관리가 동반된 결과다.
"체력을 키운다고 하루 2만보씩을 걷다가 너무 무리가 됐나 봐요. 대상포진에 걸려서 고생하기도 했어요. 하하. 주연 자리를 지키고 싶다기보다는 제게 주어지는 기회 속에서 계속 좋은 공연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 때문에 기량과 체력을 유지하고 싶어요. 무대 밖에서는 그렇게 아픈데 무대 위에만 올라가면 다 괜찮아지는 것도 참 신기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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