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중국, 이번에도 인프라 투자서 해법 찾나
내수부양 위해 올해 철도 투자액 131조원으로 늘려
"인프라·부동산 투자에 치중…중국경제 거품 키워" 비판론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과 무역전쟁으로 경제성장 둔화 위험이 커지는 중국이 철도 등 인프라 투자를 통해 내수 부양을 꾀하고 있지만,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8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철도 건설을 책임지는 국유기업 중국철로총공사는 올해 철로 건설과 기관차 및 객차 구매·유지 등에 투자하는 액수를 8천억 위안(약 131조원)으로 증액하겠다는 결정을 최근에 내렸다.
이는 철도 투자 축소라는 최근 수년간의 추세를 거스르는 것이다.
중국 전역의 고속철도망이 대체로 완성되면서 철도 투자액은 2010년 8천426억 위안으로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 철도 투자액도 당초에는 지난해보다 8.5% 감소한 7천320억 위안으로 잡혀 있었으나, 최근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기하강 위험이 커지면서 대폭 증액된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에 위기 신호가 켜질 때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을 써왔고, 철도는 도로, 공항과 더불어 이러한 인프라 투자의 근간을 이뤘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달 26일 "중서부 지역의 인프라가 상당히 낙후돼 있어 서둘러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이러한 정책을 올해에도 재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달 말 열린 중국 공산당 정치국 회의에서도 하반기 경제정책 기조로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인프라 투자 확대 정책이 장기적으로 중국경제에 '독'이 될 것이라는 비판론도 만만치 않다.
후싱더우(胡星斗) 베이징이공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화팽창 정책으로 올해 말까지 8조 위안(약 1천300조원)의 돈이 시중에 풀릴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결국 국유기업을 거쳐 철도 등 인프라 투자와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연구·개발(R&D)을 촉진하거나 민간기업 혁신을 돕지도 않고, 소비를 자극하지도 않는다"며 "결국 중국경제가 인프라 투자와 부동산 시장의 '포로'가 되는 결과만을 빚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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