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서 개고기 찬반 집회 동시에 열려
아시안게임 앞둔 인니 정부 "개고기 거래 금지 동의"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이효석 기자 = 개·고양이 도살 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동물권단체 시위와 개고기 합법화를 촉구하는 개 농장주 단체의 시위가 7일 청와대 앞에서 동시에 열렸다.
아시안게임 개최를 열흘가량 앞둔 인도네시아에서는 정부가 동물단체들의 개·고양이 고기 거래 금지 요구를 수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은 이날 오후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고양이 도살 금지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6월 표창원 의원이 법률이 정한 가축의 도살만 허용하고 개·고양이 도살은 금지하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면서 "가축이 아닌 동물의 도살을 막는 것은 국민 보건과 건강을 위해 보편타당한 법안"이라고 짚었다.
이어서 "개농장의 끔찍한 동물학대를 청산하고, 항생제 범벅임에도 위생검사를 받지 않는 개고기 유통을 막아야 한다"며 "개·고양이 도살 금지법 제정 및 개식용 종식을 위한 청와대 청원 2개도 각각 20만명을 넘겼다"며 청와대에 답변을 요구했다.
동물보호활동가 2명은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 농성장을 차리고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같은 시간 개 농장주 단체인 대한육견협회 회원들도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고기를 합법화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서구 유럽에서는 목축업을 하면서 개가 친구였지만, 농경사회였던 동양에서는 봄 파종과 보리 수확이 끝난 뒤 무더위에 지친 심신 회복을 위해 개 식용 문화가 있었다"며 "우리 고유 식문화를 보존·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축산법에서는 개가 가축인데 축산물위생관리법은 개고기를 제외하는 법률적 모순을 더이상 방치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동물권단체 활동가들과 육견협회 회원들이 같은 시간 한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면서 이들 사이에 잠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한편 이날 국제 동물권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 측은 이달 1∼2일 축산·보건 부처 및 학계·시민단체 관계자들과 회의를 진행한 뒤 '개·고양이 고기 거래 금지'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HSI는 정부의 조처가 인도네시아 국내외 동물단체 연대체인 '인도네시아 개고기 금지를 위한 동물보호연합'(DMFI·Dog Meat Free Indonesia)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DMFI는 개·고양이 식용에 훔친 반려견이 이용되고 광견병 우려가 있는 등의 실태를 자체 조사해 발표하면서 정부에 개·고양이 고기 거래를 촉구해왔다.
지난 1월에는 배우 캐머런 디아즈, 방송인 엘렌 드제너러스, 생태학자 제인 구달 등 세계적인 저명인사를 포함해 총 93만명이 참여한 서명을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특히 이달 18일부터 자카르타에서 아시안게임이 개최되는 점이 이번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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