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N, 오심 등 근거로 '행운지수' 산정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모든 종목이 그렇듯 축구에도 실력 못지않게 '운'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가장 많은 행운이 따랐으며, 반대로 리버풀이 가장 불운했다는 이색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포츠매체 ESPN은 인텔, 영국 배스대와 함께 개발한 '행운지수'(The Luck Index)에서 맨유가 +0.25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7일(한국시간) 보도했다.
행운지수는 득점으로 잘못 인정된 골과 부당하게 취소된 골, 잘못된 페널티킥이나 퇴장 판정, 정해진 추가시간을 초과해서 나온 득점 등의 요소를 종합해 산출한 것이다. 지수가 플러스면 운이 따라준 편이고, 마이너스면 운이 없었던 것이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에 이어 리그 2위를 차지한 맨유의 경우 오심 등 행운의 요소가 없었다면 승점 6점을 덜 받아 4위에 그쳤을 것이라고 ESPN는 설명했다.
반대로 지난 시즌 4위로 마친 리버풀의 행운지수는 20개 팀 가운데 가장 낮은 -0.73으로, 운 요소를 배제하면 승점 12점을 더 얻어 2위가 될 수 있었다.
일례로 지난해 10월 14일 리버풀과 맨유의 맞대결에서 양 팀은 0-0으로 비겼지만, 후반 18분 페널티킥이 제대로 주어졌더라면 리버풀이 1-0으로 승리했을 것이라고 ESPN은 추정했다.
나머지 팀들의 경우도 이 같은 경기력 이외의 요소에 희비가 엇갈렸다.
오심 등의 요소들을 배제한 채 승점과 순위표를 다시 산출한 결과 실제 15위였던 브라이턴은 9위가 됐고, 반대로 9위였던 레스터시티는 14위가 됐다.
19위에 머물러 강등된 스토크시티(행운지수 -0.27)의 경우도 판정 불운이 없었다면 17위로 강등을 면할 수 있었다고 ESPN은 말했다.
가장 운 좋았던 선수는 뉴캐슬의 윙어 맷 리치로, 레드카드 두 번과 페널티박스 내 핸드볼 파울 위기를 모두 운 좋게 넘겼다.
연구에 참여한 전 EPL 심판 피터 월턴은 "이번 연구결과는 심판 판정이 경기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며 "EPL이 새 시즌에도 비디오판독(VAR)을 도입하지 않기로 한 상황에서 운이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것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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