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붐비던 리스본 1981년 이후 최고기온…중심가 텅 비어
포르투갈 알베가 46.8도…프랑스는 원자로 4기 가동 일시중단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유럽도 찜솥 안에 들어 앉아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폭염이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다.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이 40여 년 만에 최고기온을 갱신하는 등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에 폭염이 이어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역대 최악 수준의 무더위는 사나흘 간 더 이어진 뒤 조금씩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5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북쪽으로 150㎞ 떨어진 중부지방의 소도시 알베가는 지난 4일(현지시간) 기온이 섭씨 46.8도까지 치솟았다.
기상관측 역사상 포르투갈의 최고기온인 2003년 8월 아마렐레야의 47.4도에 근접한 온도다. 유럽 전체의 최고 온도는 1977년 아테네의 48도다.
수도 리스본도 이날 기온이 섭씨 44도까지 오르면서 바캉스 시즌에 관광객들로 붐볐던 도시 중심가가 텅텅 비었다.
44도는 리스본의 기상관측 역사상 최고기온으로, 기존의 최고기온은 1981년의 43도였다.
포르투갈의 대부분 지역은 오는 6일까지 적색 폭염 경보가 발령된 상태로, 7일부터 수은주가 40도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에 의해 촉발된 포르투갈 남부 몬치크 지역의 대규모 산불은 여전히 진화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산불로 축구장 1천200개를 합친 면적인 1천 헥타르가 소실됐다.
이번 주에 폭염으로 3명이 목숨을 잃은 스페인도 4∼5일 도시별로 수은주가 42∼44도를 기록하는 등 무더위로 신음했다.
프랑스도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도시별로 기온이 40도에 육박하자 일부 원자력발전소의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프랑스 국영에너지기업 EDF에 따르면 냉각수로 사용하는 강의 물 온도가 너무 높아져 리스크가 커짐에 따라 당국은 원자로 4기의 가동을 중단했다.
프랑스는 현재보다 기온이 조금 더 올라 오는 7일 폭염이 절정에 도달한 뒤, 9일부터 예년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의 폭염은 지구의 대기를 섞어주는 기능을 하는 제트기류가 평소와 달리 북쪽으로 치우친 데다, 아프리카에서 형성된 열풍이 유럽 쪽으로 유입되면서 사상 최악 수준으로 치달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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