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2천만원 관광책자 48차례 나눠 계약…"업무상 배임 해당"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경기도가 '쪼개기 수의계약'으로 예산을 낭비했다며 도 산하기관인 경기관광공사 직원들에 대한 형사 고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도는 경기관광공사 홍보·마케팅, 총무, 계약 관련 업무담당자 8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하도록 경기관광공사에 통보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5년 동안 비슷하거나 같은 내용을 담은 관광안내책자를 발주하며 총 계약금액 7억2천925만2천원을 48차례에 걸쳐 2천만원 이하로 쪼개 수의계약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2천만원 이하 계약의 경우 경쟁입찰을 하지 않고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수의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단일사업을 시기적으로 나누거나 공사량을 분할하는 것을 금지하는 '지방계약법'과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을 위반했다고 도는 설명했다.
경쟁입찰을 거칠 경우 예정가의 88% 수준에서 계약을 맺는데 경기관광공사 직원들은 95∼99%에 수의계약을 해 최소 4천814만원의 예산을 낭비,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것이 도의 판단이다.
특히 48건의 계약 가운데 12건은 같은 인쇄물인데도 동일 사업자에게 분할 발주해 이런 혐의가 짙다고 도는 전했다.
최인수 경기도 감사관은 "경기관광공사 직원들과 업체의 유착관계 등 구체적 범죄혐의를 확인할 수 없어 경징계 처리했지만, 법률자문 결과 업무상 배임 적용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공공기관의 분할 계약행태를 뿌리 뽑기 위한 일벌백계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최 감사관은 "이재명 지사가 강도 높은 내부 감사를 주문해 감찰계획을 수립하고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고강도 특별감찰을 실시중"이라며 "현재 내부 제보가 접수돼 재난안전본부 안전관리실에 대한 특별조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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