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발사장 해체는 북한 장거리미사일 전력 제약 효과 있다"
38노스, 의미 평가절하 분석에 반박…"복구하려면 수년 필요"
"미사일 시험 금지를 빠져나가는 `우주 발사' 구실도 스스로 없애"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우주발사 프로그램이라며 인공위성을 실은 우주발사체를 발사하면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정부와 전문가들은 그 기술이 군사용 중·장거리 미사일 기술과 크게 다를 게 없기 때문에 사실은 미사일 개발용이라며 '도발' 행위의 중단을 요구했다.
북한의 서해위성발사장 해체 시작을 민간 인공위성 사진 판독을 통해 맨 먼저 알린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31일(현지시간) 서해발사장의 핵심 시설들이 완전히 해체된다면 이는 북한이 평화적 우주개발용이라는 구실로 미사일 시험 금지를 빠져나갈 구멍을 스스로 없애는 결과가 된다고 평가했다.
38노스의 이러한 설명은 서해발사장 해체에 대해 많은 서방 전문가들이 북한에 이미 쓸모없어진 시설을 갖고 "쇼 하는 것일 뿐이다" "몇 개월이면 복구해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등으로 그 의미를 깎아내리는 것을 반박하기 위한 것이다.
38노스는 이날 편집진 이름으로 실은 글에서 빌 클린턴 행정부 때인 지난 2000년 미국이 북한과 미사일 협상 때 북한이 우주발사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대신 러시아에 위성 발사를 의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믿거나 말거나" 북한은 실제로 우주발사 프로그램에 진지했으나, 우주발사 프로그램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의 공통성으로 인한 잠재적 위험을 없애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후 조지 부시 행정부 8년간 북한의 우주발사 프로그램에 대한 북미 간 대화가 전혀 없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들어 북한의 우주발사/장거리미사일 프로그램이 급진전을 보게 됐다.
38노스는 북한이 서해발사장을 폐기하면 우주발사 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는 의미일 수 있지만, 그럴 것 같지는 않고 아마도 지난 2000년 논의된 것과 같이 위성 발사를 다른 나라에 의뢰하는 방법을 택하겠다는 뜻일 수 있다고 풀이하고 "어느 것이든, 올바른 방향으로 내딛는 중요한 걸음"이라고 말했다.
서해발사장 해체 의미를 깎아내리는 분석 중엔 북한이 이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했기 때문에 더 이상 시험할 필요가 없으므로 발사장을 해체해도 북한에 큰 손해가 아니라는 논리도 있다.
이에 대해 "로켓과학자들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38노스는 일축했다. 북한이 새로 개발한 ICBM용 액체연료 RD-250 엔진은 아직 충분히 시험을 거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이 엔진을 하나 만들 때마다 미사일 발사용으로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확신하기 위해선 매번 시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서해발사장을 폐기하고 다른 곳에 시험대를 건설하지 않는 한, 북한은 액체연료 ICBM과 중거리 미사일의 생산을 중단하거나, 계속 생산하더라도 신뢰도가 매우 낮은 수준에서 미사일을 운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38노스는 설명했다.
북한으로선 "소규모의 최소 억지력은 유지할 수 있겠지만, 짧은 기간에 미사일을 대량 발사하거나 신뢰도가 높은 ICBM 부대를 운용하는 것은 어렵게 된다는 의미"라고 38노스는 덧붙였다.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수개월 내 서해발사장을 복구할 수 있다는 분석에 대해서도 38노스는 "로마군이 카르타고의 항복을 받아낸 뒤 풀 한 포기 나지 못하도록 땅을 갈아엎고 소금을 뿌린 것과 같은 방식으로 파괴하지 않는 한" 북한의 복구 가능성을 막을 방법이 없겠지만, 북한이 다시 짓는 데는 수개월이 아니라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해 발사장 건설엔 "10년에 걸쳐, 수억 달러는 아닐지라도 수천만 달러는 들었다"고 38노스는 설명했다.
38노스는 서해발사장 내 엔진시험대 해체 속도를 보면 "복구에 대비해 부품들을 손상되지 않게 보존하려고 별로 조심하지 않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yd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