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주장' 日언론인 억류 주체는?…"몸값 노리는 듯"
옛 알카에다 시리아지부에 한때 억류…소식통 "최근 다른 조직에 넘겨져"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유포된 영상에서 스스로 한국인이라고 주장한 일본 언론인을 억류한 배후는 옛 알카에다 시리아지부 또는 그와 가까운 조직으로 추정된다.
영상 속 인질은 3년 전 시리아에서 실종된 일본 프리랜서 언론인 야스다 준페이(安田純平·44)라고 일본 언론은 보도했다.
2015년 야스다가 시리아에서 사라진 후 영상을 유포하며 억류 사실을 처음 공개한 주체는 시리아 극단주의조직 '자바트 알누스라'(누스라 전선)다.
당시 누스라는 알카에다 시리아지부였으나 이듬해 알카에다와 공개적으로 절연했다. 이후 군소조직 합병과 명칭 변경 등을 거쳐 최근에는 '하이아트타흐리르알샴'(HTS)이라는 우산 조직 이름 아래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을 중심으로 활동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누스라가 국제사회의 공격을 누그러뜨리려 '포장'을 바꿨을 뿐 급진주의 실체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본다.
시리아·러시아정부는 이들을 여전히 누스라로 호칭하며,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야스다 억류와 관련 누스라는 몇 단계 중개인을 거쳐 중동지역 일본 언론과 접촉, 그간 여러 차례 영상을 보냈다.
이 중개인은 지난달 31일 영상을 전달하며 야스다의 신병이 다른 조직으로 넘어갔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 야스다를 억류한 주체는 여전히 누스라이거나, 알카에다와 가까운 다른 조직으로 추정될 뿐이다.
이 조직은 야스다 외에 이탈리아인 피랍자 알레산드로 산드리니의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억류 조직은 두 인질을 잔혹하게 살해해 선전용으로 쓰기보다는 몸값을 노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장기간 이들을 억류한 채 중개인을 거쳐 일본 언론과 접촉하며 미리 영상을 전달하는 행태로 볼 때 그러한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조직이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한 것은 압박수위를 높인 것으로서, 일본정부와 언론은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극단주의 감시단체 '시테'의 리타 카츠 대표도 억류 조직이 돈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카츠 대표는 영상 속 이탈리아인 피랍자가 '상황을 견디기 힘들다. 해결이 돼야 한다'고 말한 것을 지적하며, "야스다와 산드리니를 억류한 조직이 몸값을 원하는 같다"고 소셜미디어에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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