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는 거대한 불쏘시개…화염 소용돌이 키워"
북부 카파이어 진정 기미…인근 남서쪽에 쌍둥이 산불 또 발화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증조할머니와 증손주 남매를 포함해 6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북부 대형산불 '카 파이어'가 31일(현지시간) 현재 어느 정도 불길이 잡히면서 27∼28%의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캘파이어)은 화마가 집어삼킨 인구 9만2천여 명의 소도시 레딩 전체 주민의 3분의 1이 넘는 3만8천여 명이 대피했다가 이들 가운데 1만여 명은 이제 귀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은 맨해튼 6배가 넘는 170제곱마일의 산림과 시가지를 태웠고 가옥과 건물 900여 채가 전소했다.
일간 USA투데이는 캘리포니아 주 역대 산불 중 9번째로 피해가 컸다고 전했다.
캘파이어 현장 책임자 브렛 거비어는 "한마디로 괴물 산불"이라며 "극도로 위험한 진화작업"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소방대원 1만여 명이 투입돼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 속에 하루 16시간씩 24시간 맞교대로 진화에 나서고 있다.
소방대원들이 대부분 탈진 상태여서 진화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현장 소방대는 전했다.
거비어는 "그래도 다소 낙관적인 건 그동안 수세적인 진화에서 벗어나 조금씩 소화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으로 400㎞ 떨어진 레딩 지역 산불이 진정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남서쪽 멘도치노 카운티와 레이크 카운티에서 비슷한 형태의 쌍둥이 산불이 발화해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두 카운티에서도 주민 수천 명이 대피했으며, 진화율은 7%에 불과한 상태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인근에서 발화한 산불은 진화율 30%를 기록한 가운데 요세미티 밸리 등 국립공원 주요 관광 포인트는 여전히 폐쇄돼 있다.
기상 전문가들이 캘리포니아 대형산불의 주요 원인으로 폭염과 건조한 바람을 들고 있는 가운데 지난 겨울에 상대적으로 많이 내린 비가 산불을 키운 또 하나의 요인이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애큐웨더 기상학자 에반 더피는 USA투데이에 "지난해 겨울 북 캘리포니아에는 비가 예년보다 많이 내리면서 식생이 더 번성했다"면서 "문제는 이렇게 자란 관목과 수풀이 여름 폭염과 건조한 기후에 바짝 말라붙어 죽으면서 거대한 불쏘시개가 돼버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더피는 "5% 미만의 습도에서 말라붙은 관목이 산불이 타면서 산불 자체가 하나의 독립적인 기상 시스템을 만들었다"면서 "산불이 일어난 지역 안에서 소용돌이치듯 뜨거운 바람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이걸 산불(파이어)과 소용돌이 바람(토네이도)의 합성어인 '파이어네이도'로 불렀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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