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중국, 지금은 '위안화 절하 카드' 안 꺼낼듯"
무역분쟁 길어지며 성장세 급락하면 위안화 추가절하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한국은행은 미·중 무역분쟁이 지금 환율전쟁으로 확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한은은 29일 해외경제포커스에 게재한 '미국의 통상압력에 대한 중국의 대응전략과 전망' 자료에서 중국이 현 단계에서 무역분쟁 대응수단으로 환율 절하조치를 활용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위안화 절하가 이어져서 미국 달러당 고시환율은 지난 24일 6.7891위안으로 올해 최고치(4월 2일)에 비해 7.6% 절하됐다.
중국 정부는 인위적인 환율 절하를 적극 부인했다.
10월 발간되는 미국 재무부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우려와 자본유출 위험, 수입물가 상승 등 부작용을 고려한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경제 성장세가 급락하면 당국이 적극 개입하며 위안화가 추가 절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경계했다.'
중국은 무역분쟁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상당히 억제된 대응으로 일관하는 모습이라고 한은은 전했다.
미국이 2천억 달러 중국산 수입 제품에 추가 관세 부과계획을 밝혔지만 중국은 구체적인 대응조치를 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개인 비판이나 '중국제조 2025(10대 중점 육성산업을 대규모 지원해 기술주도형 제조강국으로 성장하는 국가발전전략)' 언급에 대한 자제를 언론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한은은 말했다.
한은은 중국이 현 상황에서 미국에 맞서면 실이 더 많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내부적으로는 디레버리징 정책이 계속되고 성장세 둔화와 금융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직 여러 분야에서 미국과 격차가 크다. 반도체 자급률이 10% 미만이고 군사비는 미국의 3분의 1수준이다.
일각에선 이번 무역분쟁을 다른 나라와 경제 유대관계 강화와 시장개방 확대 등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고 한은은 말했다.
금융시장에서는 무역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단하기 이르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일각에선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에 완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BNP파리바의 13일자 추정에 따르면 12∼18개월 가능성이 60%, 6∼12개월이 30%, 내년 이후로 장기화는 10%다.
한은은 중국 경제가 2분기에 6.7% 성장해 1분기(6.8%)보다 소폭 하락한 수준을 기록하는 등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긴축 정책으로 시중 유동성이 감소하며 투자 등 일부 실물지표가 부진한 모습이지만 소매판매는 증가세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수출은 안정적 성장세라고 봤다.
한은은 중국 경제가 무역분쟁 장기화 가능성, 기업 신용위험 등으로 성장하방압력이 증대되겠지만 올해 정부 목표성장률(6.5%)은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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