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다"…대목 맞은 아동·가족 애니메이션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7월 중·하순부터 전국 초·중·고등학교가 여름방학에 돌입했다. 극장가 최성수기로 통하는 여름방학 시즌이 막을 올린 것이다.
특히, 아동·가족용 애니메이션은 여름방학 시즌이 한 해 농사를 좌우하는 대목이나 다름없다. 전통적으로 극장가는 여름방학에 맞춰 어린이 관객과 부모들의 발길을 잡기 위한 애니메이션을 개봉해 왔고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는 TV 시리즈를 통해 두꺼운 팬층을 확보한 국산 애니메이션 두 편이 개봉해 기대를 모으고, 해마다 여름방학 시즌을 타깃으로 개봉하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도 어김없이 극장가를 찾아왔다.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인랑', '신과함께-인과 연', '공작', '목격자' 등 연이어 개봉하는 국내외 대작 사이에서 아동·가족용 애니메이션이 선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신비 아파트' 팬들아, 극장에서 만나자
TV 시리즈에서 '아동용 호러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신비 아파트'가 여름 극장가 공략의 선두에 선다.
지난 25일 개봉한 극장판 '신비 아파트'는 26일까지 7만6천411명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며 박스오피스 4위에 올랐다. 국내·외 대작 영화 사이에서 안정적인 스타트를 끊었다는 평이다.
'신비 아파트' TV 시리즈는 투니버스 자체 제작 애니메이션 최고 시청률과 국내 제작 애니메이션 중 시청률 1위 기록을 경신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TV 시리즈 성공을 발판으로 제작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좁은 아파트를 벗어나 마을 뒷산에 숨은 비밀 동굴을 주 무대로 한다.
신비 아파트가 지어진 지 100년이 되던 해 태어난 도깨비 '신비'와 신비 아파트 444호에 이사 온 하리·두리 남매는 보물지도를 발견하고 마을 뒷산 비밀 동굴로 향한다.
동굴 속에서 만난 허수아비 인형에 쫓기던 신비 일행은 알 수 없는 빛에 휩싸여 22년 전인 1996년으로 가게 된다. 신비 일행은 과거에서 금빛 도깨비 '금비'를 만나게 되고 동굴 속 보물의 비밀을 알게 된다.
신비 아파트는 자체 세계관을 구축할 정도로 치밀한 스토리를 구성하고 수준급 연출과 작화로 어린이 팬은 물론 청소년과 성인 팬도 적지 않게 확보한 작품이다. 극장판은 아이와 부모가 함께 즐기는 애니메이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자동차·공룡의 극강 조합으로 어린이 팬 공략
'또봇'과 함께 우리나라 변신 자동차 로봇 시장을 양분하는 '카봇'이 다음달 1일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어린이 관객을 찾는다.
신비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TV 시리즈로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작품으로 현재 KBS에서 TV 시리즈 시즌 6이 방송 중이다.
극장판 '헬로 카봇: 백악기 시대'가 준비한 비장의 카드는 지금까지 등장한 적이 없는 '공룡 카봇'이다. 남자 어린이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자동차 로봇'과 '공룡 로봇'의 조합을 앞세워 여름방학 극장가 공략에 나선다.
지난 25일 CJ오쇼핑을 통해 극장판 '헬로 카봇' 예매권과 티라노사우루스 카봇인 '티라클레스' 완구 패키지를 판매한 결과 방송 19분 만에 1만 장이 매진돼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주인공 '차탄'이 공룡 파크에 실제 공룡이 나타난 원인을 밝히기 위해 1억 년 전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으로 티라노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스테고사우루스, 프테라노돈을 모델로 한 '티라클레스', '트리톤', '테고', '테라제트'가 등장해 과거로 온 차탄을 돕는다.
백악기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다양한 공룡이 등장하며 공룡 CG의 완성도가 성인 영화 못지않게 수준급이다.
◇ 인간미 넘치는 몬스터의 가족 여행 '몬스터 호텔3'
2015년 겨울방학 시즌에 개봉한 '몬스터 호텔2' 후속작 '몬스터 호텔3'가 다음달 8일 여름방학 특수를 노리며 극장 문을 두드린다.
평생 '호텔 트란실바니아'를 지키며 쉴 틈 없이 일하던 드라큘라가 가족과 함께 생애 첫 휴가를 떠난다.
드라큘라의 첫 휴가를 위해 딸 '마비스'는 크루즈 가족 여행을 계획하고 드라큘라 가족과 프랑켄슈타인 '프랭크', 미라 '머레이', 투명인간 '그리핀', 고무 몬스터 '블라비', 늑대인간 '웨인'은 함께 크루즈에 오른다.
생애 첫 휴가에서 드라큘라는 크루즈 선장 '에리카'에게 첫눈에 반하고 만다. 그러나 크루즈 여행이 사실은 몬스터들을 없애기 위해 누군가가 계획한 함정임이 밝혀지면서 드라큘라 가족과 몬스터 친구들은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공포의 대상인 몬스터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지만 전혀 무섭지 않다. 몬스터들은 인간보다 더 인간미 넘치고 유머 감각도 일품이다.
2012년 세계를 열광시킨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정식으로 삽입된 점도 이채롭다. 한국 사람이라면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에서 흘러나오는 싸이 목소리가 반가울 수밖에 없을 듯하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