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파리월드 조성, 주민-환경단체 찬반 엇갈려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일대에 추진되는 사파리월드 조성사업을 놓고 주민과 환경단체가 각각 찬성, 반대 입장을 내세우며 이견을 보이고 있다.
동복리 주민들은 27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마을 생존권이 달린 사파리월드 조성사업은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30여년 전 소떼가 놀고 말을 키우다가 방치돼온 마을 공동목장 토지를 자연환경에 조응하는 테마파크로 개발하려는 것"이라며 "지역민과 상생하는 새로운 마을기업 형태로 추진되며 사업부지가 마을 부지이기 때문에 승인받은 뒤 비싸게 되파는 '먹튀'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환경단체에서는 사업지가 곶자왈이라고 주장하지만 부지 내에 곶자왈 지역임을 나타내는 지하수 2등급 구역이 전혀 없기 때문에 개발에 문제가 없다"며 "숲이 우거진 곳은 최대한 보전방안을 강구할 것이며 람사르습지인 동백동산과의 접경부지는 제척하고 군락지도 보존하는 등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사파리월드는 청소년 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것이다. 지역 청소년을 관련 분야 전문가로 양성해 취업까지 연계해 나갈 것"이라며 "동복리는 도민 편익을 위해 풍력단지, 환경순환센터 등 기피 시설도 과감히 받아들였다. 주민 숙원사업인 사파리월드는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이 사업에 대해 우려를 보이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곶자왈사람들·제주참여환경연대는 지난 25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도시계획위원회는 제주 사파리월드 사업 관광휴양개발진흥지구 지정을 불허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사파리월드 사업은 제주도만의 고유의 숲에 열대우림 맹수와 대형 동물을 갖다놓겠다는 황당한 계획으로, 제주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업부지는 선흘곶자왈 일부임이 명백하다. 인근 동백동산의 특징인 파호에호에용암(빌레용암)지대가 이어지고 있으며, 선흘곶자왈 특징인 독특한 건습지가 사업부지에 많이 흩어져 있고 이 중 11곳에서 희귀식물 제주고사리삼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사업이 그대로 진행될 경우 람사르습지 등록 철회사유가 될 가능성도 배제 못 한다"며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제주도는 도유지 임대 거부입장을 명확히 함으로써 이 사업에 대한 절차 이행 중단을 선언하라"고 밝혔다.
사파리월드 조성사업은 바바쿠트빌리지가 동복리 중산간 99만㎡ 부지에 1천500여억원을 들여 사파리 동물원과 환경미술뮤지엄, 숙박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앞서 경관심의와 교통·재해영향평가 심의를 거쳤으며 이날 오후 제주도 도시계획위원회가 제주 사파리월드 관광·휴양 개발진흥지구 지정(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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