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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태백탄광의 기적…고립 345시간 그리고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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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태백탄광의 기적…고립 345시간 그리고 구조




(태백=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1982년 8월 20일 오전 7시께 강원 태백탄광 지하 350m 채탄막장에서 발파작업이 진행됐다.
'꽝'하는 발파소리와 함께 세찬 물줄기가 갱도로 쏟아져 들어왔다.
석탄층에 숨어있던 거대한 물통이 터지는 사고였다.
당시 광부 4명이 작업 중이었다.
다행히 모두 살아있었다.
이들은 천장 갱목을 붙잡고 막장에서 50m 떨어진 '오르막 갱도'(채탄승)로 죽을 힘을 다해 이동했다.
채탄승은 사고현장보다 지대가 높아 거기까지 물이 차오르지 않았다.
가로 1.2m, 세로 1.5m, 길이 30m로 4명이 지내기에 공간도 충분했다.
밖에서 물만 퍼내면 구조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허기는 갱목 껍질로 달랬고, 추위는 서로의 체온으로 버텼다.
'곧 구조될 것'이라는 희망과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는 절망, 그리고 '결국 굶어 죽는다'는 공포가 하루에도 몇 번씩 교차했다.



시계가 있어 시간의 흐름은 알았다.
고립된 지 10일쯤 지나자 안전등 배터리가 모두 소모됐다.
암흑으로 변하자 '죽음의 공포'도 더 커졌다.
탈진해 쓰러져 있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물 퍼내는 소리였다.
이들은 9월 3일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사고 발생 345시간(14일 9시간) 만이었다.
당시 언론은 이들의 생환 과정을 '막장 사투 14일', '악몽의 지하 14일', '갱목 껍질 씹으며 굶주림 이겨', '사투 345시간 태백탄광 네 광부' 등의 제목으로 대서특필했다.



태백석탄박물관은 1982년 그날의 기적을 조명하는 특별전시회 '생환, 그 345시간의 기록전'을 개최 중이다.
희망, 배고픔, 추위, 공포, 가족에 대한 그리움, 삶의 의지 등 광부 4명의 345시간을 담은 특별전시회는 10월 31일까지 이어진다.
태백석탄박물관 관계자는 26일 "자료수집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폐광지가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밑거름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알리고자 특별전시회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by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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