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과학기술원 인도양서 새로운 심해 열수분출공 발견
내년부터 무인잠수성 활용 정밀탐사…"열수생물 유전자원 원천기술 확보"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인도양에서 새로운 심해 열수분출공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극한생물 시료를 대량 확보했다고 26일 밝혔다.
해양과기원 손승규 박사(책임연구원) 연구진과 김동성 박사(책임연구원) 연구진은 이사부호를 이용해 2017년부터 인도양 공해상의 중앙해령대를 탐사하다가 지난 5월 수심 2천20m에서 새로운 열수분출공 지역을 발견했다.
이어 6월에는 그 지역에서 갑각류, 조개류, 선형동물 등 다양한 열수 생물을 채집하고 환경 자료를 확보했다.
인도양의 공해상에서 열수분출공을 발견한 것은 일본,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라고 해양과기원은 설명했다.
열수분출공은 깊은 해저에서 마그마에 의해 가열된 물(열수)이 온천처럼 솟아나는 과정에서 금속이온이 차가운 물에 접촉하면서 침전해 열수구 주위에 쌓여 화산과 같은 외형을 띤다.
심해 열수지역의 생태계는 광합성 대신 화학합성에 의해 유지되기 때문에 초기 지구의 생명 현상과 생물체가 극한 환경에 적응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해양과기원은 이번 탐사에서 얻은 다양한 생물연구 자료를 열수 생성의 메커니즘, 지구 내부물질 순환, 극한 열수 생태계의 기능과 구조 규명 등의 연구에 활용한다.
향후 생물 다양성과 유전자원 활용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 연구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김동성 박사는 새로운 열수 생태계를 기존의 열수 지역과 비교해 생물학점 공통점과 차이를 연구할 수 있고 새로운 생물 발굴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전 세계 극한 심해와 열수 연구에서 다른 나라들과 대등한 지위에 올라 국제협력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열수분출공을 기반으로 하는 해양생물과 유전자원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해 다양한 해양 바이오 원천기술로 활용하고, 심해 광업 등 해양개발의 과학적 토대를 제공하는 등 해양과학기술 분야 국가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해양생물에서 신물질을 발굴해 10여종의 항암, 항진균, 면역 관련 신물질을 글로벌 제약회사에 이전했고 일본은 열수생물의 효소에서 당뇨병 환자의 식후 고혈당 억제기능을 발견한 바 있다.
해양과기원은 내년부터 이사부호는 물론 무인잠수정을 활용해 새로운 심해열수공을 추가로 찾아내 생태계를 정밀 조사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열수생물 유전자원 활용 원천기술을 확보한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김웅서 원장은 "열수분출공 발견은 해양과기원의 심해 정밀탐사 기술의 수준을 보여주는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며 "2019년도 인도양 탐사에서는 이사부호는 물론 무인잠수정을 활용해 심해의 극한 환경 정밀탐사 능력을 확보하고 심해 열수분출공 연구의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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