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내년 상장 준비…중저신용자 대출 강화(종합2보)
이르면 2020년 상장…제2금융권 연계대출·'30분내 수취' 해외송금 출시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인터넷 전문은행인 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뱅크)이 자본 확충을 위해 내년에 기업공개(IPO) 준비 작업에 들어가 이르면 2020년에 상장할 계획이다.
올 4분기에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제2금융권에서 더 좋은 조건의 대출을 받게 연결해주는 연계대출을 선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1주년을 앞두고 2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의 향후 상품·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에 이어 지난해 7월 27일 출범한 제2의 인터넷 전문은행이다. 22일 기준 계좌를 개설한 고객수가 633만명이고, 수신금액은 8조6천300억원, 여신액은 7조원이다.
윤호용 공동대표는 "아직 미래의 이야기이지만 현재 주주를 통한 자본조달 방법 외에 추가적인 자본 확충도 고려해야 한다"며 "모바일 서비스의 특징인 빠른 성장 속도를 감안해 IPO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밝혔다.
출범 당시 3천억원이었던 자본금이 두 차례 유상증자로 현재 1조3천억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제한) 규제로 기존 주주로부터 추가적인 '자본 수혈'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이에 내년부터 상장을 준비해 2020년 이후 상장 실행에 들어간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용우 공동대표는 "협의하고 고려할 사항이 많아 (상장시기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IPO로 현재와 미래 가치를 평가받고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반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신 증가 속도와 규모를 봤을 때 특별하게 IPO 전에 자본확충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다양한 변수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는 그동안 축적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저신용자의 금융 부담을 낮추는 대출 상품을 확대하기로 했다.
그 하나로 카카오뱅크에서 대출이 거절된 고객이 카드사·캐피탈사·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회사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연계대출을 4분기 중에 출시한다. 고객이 직접 제2금융권과 거래했을 때보다 낮은 금리와 높은 한도로 대출을 받는 장점이 있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보증부 대출이 중심인 중·저신용자 대출에서 자체 신용평가에 기반한 '자체 중신용 대출'도 내놓는다.
최근 업무협약을 맺은 웨스턴 유니언과 함께 내년 1분기에 '모바일 해외 특급 송금 서비스'를 선보인다.
현재 송금에서 수취까지 3∼5일 걸린다면 이 서비스로는 30분 이내에 완결된다. 송금 대상 국가도 현재 22개국에서 200여개국으로 늘어난다.
수수료는 기존 은행 영업점에서 웨스턴 유니언 서비스를 이용할 때보다 30∼70% 저렴하게 책정된다.
카카오뱅크는 조만간 앱에서 지문 인증과 비밀 번호 입력만으로 본인의 신용등급을 무료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내놓는다. 고객이 이용 중인 다른 금융회사의 카드·대출 사용 현황도 조회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페이, BC카드, 토스, 쿠팡 등에 이어 엘페이를 비롯한 통신사, 카드사 등과 펌뱅킹 제휴에 나선다.
다음 달부터는 '프렌즈 체크카드 캐시백 프로모션 시즌 3'도 시작한다. 전월 사용실적이 30만원 이상이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을 준다는 내용이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카드 사업 진출에는 유보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용우 공동대표는 "주택담보대출은 프로세스는 돼 있으나 정책변수가 있어 그 시장을 바로 공략하는 것이 이르다고 봤다"며 "대출 단가가 높은 상황에서 저희 자본력을 감안할 때 적절한 시기냐는 생각에 보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용카드 사업과 관련해 "처음 계획했을 때 고객 수가 600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예상 못 했다"며 "투자 비용이 현격히 차이가 날 수 있어 그런 것을 감안해 진출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윤호영 공동대표는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 연체율이 굉장히 좋다"며 "1년 만기가 도래해도 그 숫자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건전성 부문에 있어 자신감을 나타냈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04%다.
윤 공동대표는 "해외 진출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회사 어느 정도 안정화된 상태에서 해외 진출을 감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