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7월 말에서 8월 초 본격 여름 휴가철을 맞아 경제부처 장관들도 하나둘씩 휴가를 떠난다.
하지만 유례없는 폭염에다가 고용대란, 성장률 하향조정 등으로 경제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라 일정을 확정 짓지 못하거나 멀리 떠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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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무조정실과 관가에 따르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아직 여름 휴가 일정을 정하지 못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9일 아프리카·중동순방을 떠나기 직전 각 부처 장관과 총리 소속기관장 등 54명 중 공석을 제외한 51명의 여름 휴가 계획서를 받아 결재했지만, 김 부총리는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총리는 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을 위해 총리보다 하루 앞선 18일 출국했다가 25일 귀국했다.
그는 귀국하자마자 정부서울청사로 직행해 1급 이상 간부회의를 소집, 세법 개정안 등 현안을 챙겼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총리가 아직 휴가 일정을 정하지 못했다"며 "조만간 확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해에는 8월 7일부터 11일까지 여름 휴가를 내고도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는 등 업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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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8월 1∼3일 휴가를 떠날 계획이다.
구체적인 휴가 계획은 함구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모처에 틀어박혀 공정거래법 전면개편안 구상을 끝맺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내달 초 공정거래법 전면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 중에 전력수급을 책임지고 있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아직 일정을 확정 짓지 못했다.
다음 달 1∼6일 여름휴가를 낼지 검토했지만, 최근 분위기에서 휴가를 실제로 떠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와 같은 폭염이 지속되면 대부분 기업이 조업에 복귀하는 8월 2주차가 전력 사용 피크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아직 여름 휴가 일정을 확정 짓지 못했다.
김 장관은 최근 서울시의 여의도·용산 통합개발 방안에 제동을 걸고 나선 데 이어 표준공시지가 결정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하라는 요구에 거부의사를 밝히며 '정책 갈등 2라운드'에 돌입했다.
김 장관은 다만 8월 중에는 휴가를 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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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수장들은 고향과 자택이 있는 강원도 등지에서 휴가를 보내며 정책구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8월 6일부터 10일까지 휴가를 내고 공식 일정 없이 고향인 강원도 강릉 등에 머물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 1년을 넘긴 최 위원장은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금지) 규제 완화와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연장 등 금융혁신 추진 방향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27일부터 내달 1일까지 4일간 춘천 자택에 머물면서 추후 금융감독혁신 방향 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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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희 국세청장은 30일부터 약 한 주 정도 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국회 업무 등으로 인해 멀리 가지 못하고 주로 세종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경제·시사 관련 서적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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