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 온도 1도 오를 때마다 입술이 바짝바짝 타들어 갑니다"
해수온도 계속 상승…충남 서산 천수만 가두리양식장 '비상'
(서산=연합뉴스) 조성민 기자 = "스마트폰에 해수 온도를 알려주는 앱을 설치해 수시로 확인하고 있는데, 이달 들어 자고 나면 1도씩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입술이 바짝바짝 타들어 갑니다."
천수만에 인접한 충남 서산시 부석면 창리에서 우럭과 숭어 가두리양식장을 운영하는 배영수(57) 씨는 25일 오전 휴대전화로 해수 온도를 체크한 뒤 긴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해수 온도는 표층 26.5도, 중층 24.8도로, 양식어류가 폐사하는 기준인 28도에 근접했으며, 현장 확인 결과 표층 온도가 한때 27.9도까지 오르기도 했다.
배씨 가두리양식장은 이달 들어 수온상승이 예고되면서 양식장 외곽에 가림막을 설치를 마쳤다. 25도 이상 기온이 오른 이번 주 들어 바닷물의 용존산소량을 높이려고 국비지원 등을 받아 액화산소를 양식장에 주입하고 있다.
서해수산연구소는 최근 가두리양식장에 바닷물 순환펌프를 설치해 저층과 고층의 바닷물을 강제순환시켜 저층의 낮은 온도 바닷물이 상층으로 올라오도록 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폭염이 지속하면서 하루에 0.5∼1도가량 수온이 올라가자, 서산시와 어민들은 이달 말 이전 주의보 발령에 이어 해수 온도가 어류 폐사 기준인 28도를 넘어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날 맹정호 서산시장도 관계부서 공무원과 함께 창리 가두리양식장을 찾아
현장 시설을 둘러보고 해수 온도 상승에 따른 대책을 살폈다.
이 양식장은 2016년 8월 초 해수 온도 상승으로 수십만 마리의 우럭이 폐사한 곳이다.
배씨는 "해마다 해수 온도가 조금씩 더 오르면서 양식어류 피해가 이어지고 있지만 보험액도 실제 피해액의 60∼70% 선에 그쳐 더위에 약한 우럭 어종을 포기하고 돔이나 숭어 등 열대성 어종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시 관계자는 "천수만이 다른 해역과 달리 수심이 얕고 해수유통이 제한적으로 이뤄져 여름철 해수 온도 상승에 따른 양식어류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며 "양식 어종을 열대성으로 전환하거나 해수의 원활한 유통을 위해 안면도 초입을 준설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min36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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