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진, 만년 기대주 딱지 떼고 코리아오픈 '최고 스타'로
남자단식·복식·혼합복식 등 사상 첫 대회 3관왕 위업
"혼합복식 금메달은 하나뿐인 역사적인 것…세계선수권 4강 목표"
(대전=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탁구 천재'로 기대를 모았지만 성인 무대에서 괄목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장우진(23·미래에셋대우)이 만년 기대주 딱지를 떼고 신한금융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의 별 중의 별로 떠올랐다.
장우진은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기대주 량진쿤에 4-0 완승을 하고 정상에 올라 혼합복식과 남자복식 우승을 포함해 사상 첫 3관왕 위업을 달성했다.
코리아오픈 원년이었던 2001년 대회 이후 2관왕이 최고 성적이었기에 첫 3관왕에 오른 장우진은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강원도 속초 출신으로 초등학교 3학년 때 탁구 라켓을 처음 잡은 그는 중학교 졸업 후 독일 분데스리가 클럽팀 옥센하우젠클럽에서 1년간 유학하며 선진 탁구 기술을 익혔다.
그는 실력이 급상승하며 성수고 재학 중이던 2013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의 유망주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7년 조선족 출신의 '탁구 천재' 정상은(삼성생명) 이후 6년 만의 우승이어서 장우진에 대한 기대가 모였다.
남자탁구를 이끌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은 장우진은 이듬해 열린 2014년 코리아오픈에서 21세 이하 남자단식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정작 성인 무대에 데뷔해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국내 대회에선 이상수(국군체육부대)와 소속팀 동료 정영식(미래에셋대우)의 빛에 가려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2인자' 꼬리표가 따라다녔던 장우진이 김택수 감독의 집중 조련을 받으면서 최고의 공격수로 거듭났다. 떨어졌던 자신감도 새롭게 찾게 됐다.
지난해 코리아오픈에서는 정상은(삼성생명)과 호흡을 맞춘 남자복식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올해 5월 스웨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한국 남자대표팀이 동메달을 수확하는 데 견인차 구실을 했다.
좋은 흐름을 한 번 잡은 장우진은 상승세를 이번 코리아오픈으로 이어갔다.
행운도 뒤따랐다.
북한이 코리아오픈에 처음 참가하면서 왼손 셰이크핸드로 뛰어난 기량을 가진 북한의 차효심이 남북 단일팀 혼합복식 파트너로 배정됐기 때문이다.
남자복식에서도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코리아오픈 21세 이하 남자단식 우승컵을 들어 올린 임종훈(KGC인삼공사)과 호흡을 맞췄다.
장우진은 혼합복식에서 차효심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적었지만 찰떡 호흡을 과시하며 금메달을 수확했다.
남자복식에서도 임종훈의 안정적인 리시브를 바탕으로 장우진은 작년 우승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장우진은 한국 남자 선수 중 유일하게 4강에 오른 단식에서는 온전하게 자신의 기량으로 새 역사를 만들었다.
오른손 셰이크핸드 공격형으로 강력한 포핸드 드라이브를 장착한 장우진은 4강에서 일본의 간판 미즈타니 준을 4-1로 돌려세웠고, 결승에서는 중국의 기대주 량진쿤마저 4-0으로 완파하고 사상 첫 3관왕 달성의 마지막 조각을 맞췄다.
장우진은 우승 확정 후 "아직 3관왕을 했다는 게 믿어지지는 않는 데, 대단한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제일 위에 섰다는 느낌보다는 탁구를 하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기량이 급상승한 비결에 대해서는 "김택수 감독님이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잘 이끌어 주셨다"면서 "자신감을 찾은 게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메달 3개 중 '어떤 게 가장 소중하냐'는 말에 "차효심 누나와 혼합복식은 인생에 단 한 번뿐인 금메달로 역사적으로 남는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한 뒤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데 힘을 보탠 후 32강이 최고 성적이었던 세계선수권에서 4강 진출을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코리아오픈 장우진, 남자단식 우승…대회 3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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