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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전 없는데 밥만 축낸다" 아웅산 수치의 로힝야 자문위 '흔들'
리처드슨 전 美유엔 대사 이탈 이어 사무총책 前 태국 외교관 콥삭도 활동중단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얀마 실권자 아웅산 수치가 로힝야족 문제를 비롯한 서부 라카인주(州)의 심각한 민족·인종 갈등의 해법을 찾겠다며 출범시킨 국제 자문위원회가 제역할을 못한다는 비판 속에 흔들리고 있다.
유엔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가 수치를 맹비난하며 위원회 활동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위원회 사무 총책을 맡았던 외교관 출신의 태국 전직 국회의원 콥삭 추티쿤도 위원회의 무능에 직격탄을 날린 뒤 사의를 표명했다.
22일 로이터 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콥삭 전 위원은 지난 10일 열린 라카인주 자문위원회 회의에서 더는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콥삭은 수치의 요청에 따라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중심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사태 해결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꼬집었다.
그에 따르면 위원회는 외국에서 자금 지원을 받을 수도 없고 사무실도 열 수 없으며, 온라인 회의만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또 로힝야족 사태에 책임이 있는 미얀마군 관계자 면담은 금지됐다.
콥삭은 "글쎄 그들이 도대체 무얼 하는 걸까? 수도인 네피도에 모여 호화 만찬이나 즐기고 여기저기 날아다니는 것"이라며 "위원회는 사람들의 관심을 핵심 이슈로부터 멀어지게 하거나, 사태 해결을 위해 무엇인가 진행되고 있다는 거짓 인상을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그는 AFP통신에 "위원회는 미얀마 당국이 국제사회의 우려에 대해 충분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믿게 한다. 무언가 성사됐다는 위험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사정이 급한 데 미래에 무엇을 하겠다는 계획만 있다"고 비판했다.
라카인주 자문위원들의 이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에는 빌 클린턴 정부 시절 유엔주재 미국 대사를 지냈고 이후 뉴멕시코주 주지사로 활동한 빌 리처드슨이 로힝야족 '인종청소'에 관한 수치의 현실 인식에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활동을 중단했다.



당시 리처드슨은 "그녀는 마치 국제사회가 합세해 미얀마를 공격한다고 여기는데, 나는 그녀가 틀렸다고 믿는다. 수치에게 도덕적 리더십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또 "자문위원회는 미얀마 정부를 위해 (불편한 진실을) 가리는 조직에 불과하다. 미얀마에는 인권침해와 안전, 시민권, 평화와 안정 등에 관한 심각한 문제들이 많다. 이에 관한 나의 조언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다만, 위원회 자문위원인 윈 므라 미얀마 인권위원회 위원장은 "미얀마 정부는 우리의 제안을 실행하고 있으며 진전이 있다. 어떤 진전도 없다고 말할 수 없다"고 미얀마 정부를 옹호했다.
수치는 지난 2016년 8월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문제를 포함한 서부 라카인주 분쟁의 장기적 해법을 찾는다는 명목으로 국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주도권을 맡겼다.



위원회는 지난해 3월 보고서를 통해 미얀마 내 로힝야족을 가둔다는 비판을 받아온 난민 캠프를 폐쇄와 자유 보장, 라카인주 경제 개발 등의 해법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불과 몇 달 뒤인 지난해 8월 로힝야 반군의 경찰초소 습격과 이를 빌미로 삼은 미얀마군의 대대적인 반군 토벌로 라카인주의 상황은 점점 더 악화했다.
수천 명의 로힝야족이 목숨을 잃었고 70만 명이 넘는 난민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난민들은 미얀마군이 자신들을 국경 밖으로 몰아내기 위해 학살과 방화, 성폭행, 고문 등을 일삼았다고 주장했고, 유엔 등 국제사회는 이런 주장을 근거로 미얀마군의 행위를 '인종청소'로 규정해 국제재판소 기소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미얀마군과 수치가 이끄는 문민정부는 이런 주장에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일축하고 국제사회의 조사도 거부해왔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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