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인 국가' 북한에 시장경제 전파하는 NGO
'조선 익스체인지' 북한서 비즈니스 워크숍·인턴십·멘토링 제공
창설자 "북한주민 사업 열망 놀라워, 정상회담 기념 센터 건립 추진"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지난달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 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수년째 북한 현지에서 시장경제를 가르치는 비정부기구(NGO)가 주목받고 있다.
화제의 NGO는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조선 익스체인지'(Chosun Exchange).
조선 익스체인지는 사업 구상을 품은 북한 기업인과 개인에게 워크숍, 인턴십, 멘토링, 장학금을 제공하며 북한에 관심 있고 자비로 방북하려는 전문가, 학자의 북한 방문을 주선하고 있다.
2010년에 설립된 조선 익스체인지는 또한 풍부한 북한 관련 지식을 활용해 정책결정자, 연구자, 국제 언론으로 하여금 북한 경제환경을 더 잘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
이 단체는 북한에서 매년 60~100명씩 참여해 영어로 진행하는 5개의 워크숍을 개최하며, 지금까지 9년간 60개 이상의 북한 비즈니스 프로젝트에 관여했다.
지금까지 약 2천명의 북한주민이 조선 익스체인지 프로그램에 참가했고 100명 이상이 싱가포르를 방문해 장학금을 받았다.
조선 익스체인지를 세운 제프리 시는 "2007년 북한에 처음 발을 들일 때 북한이 계획경제를 채택한 사회주의국가이기 때문에 사업·경제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나 의외로 많은 북한사람들이 사업지식을 연구하고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기 열망해 놀랐다"고 말했다.
그를 안내한 여대생은 자신의 소원이 '비즈니스 지도자'가 돼 '여성도 사업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말했다. 안내원은 다음 방북할 때 경제학서적을 가져다 달라고 제프리 시에게 요청했다.
제프리 시는 대북사업 파트너를 찾으려는 국제단체와 접촉하는 노력 끝에 2008년 하반기 북한측과 합작키로 했고 다음해 조선 익스체인지의 첫번째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조선 엑스체인지 본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난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7km 거리에 위치했다.
단체 책임자인 캘빈 촤는 단체가 일부 북한 사람을 변화시켰다고 믿는다.
그는 "2014년 회의에서 직원 중 한 명이 상하이에서 커피숍을 운영한 경험을 이야기한 뒤 강연에 참석한 박모(가명) 씨는 국영기업 관리자 일을 그만두고 평양에 커피숍을 차렸다"며 "2년 뒤 커피숍을 찾았을 때 커피가격은 4~8달러였고 젊은 커플들의 데이트장소로 인기를 끌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교류가 항상 원활하지는 않다. 한반도 상황이 긴장될 때 후원자들의 압력을 받고 북한과의 의사소통은 여전히 어려워 몇주간 북한 파트너로부터 답장을 받지 못하며 이메일 발송이 안될 때도 많다.
캘빈 촤는 "북한이 폐쇄됐지만 천천히 발전하고 있다"며 "2008년 첫 방북 때 평양엔 차가 별로 없고 조용했으며 승객은 배우처럼 보였으나 이제는 어디나 택시가 있고 좀더 정상 도시처럼 변했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0일 "지난달 역사적 북미정상회담 이후 많은 사람이 북한의 미개발된 경제에 진입할 기회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가 이런 기회를 잡는데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섰다"고 평가했다.
제프리 시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기념하고자 북한에 '6·12 싱가포르 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라며 "앞서 2014년 북한 과학자들의 연구 제품을 상업화하는 방법을 교육시켰고 북한 기술혁신을 도와 창업 '인큐베이터' 개념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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