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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동굴소년 "엄마한테 혼날까 겁났다…구조대 만난건 기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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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동굴소년 "엄마한테 혼날까 겁났다…구조대 만난건 기적"(종합)
코치 "탈출구 찾으려 번갈아 동굴벽 팠다"…"절망하지 말고 맞서 싸우자 다짐"
"동굴 안 음식 전혀 없어…종유석서 떨어지는 물만 마셔"
담당 의사 "아이들 대체로 건강…동굴 안에서도 강인한 정신력"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태국 치앙라이 탐루엉 동굴에 최장 17일간 갇혔다가 기적적으로 생환한 13명의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가 18일(이하 현지시간)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
동굴에서 구조된 뒤 병원 치료를 받아온 이들은 이날 붉은색 멧돼지가 인쇄된 팀 유니폼을 입고 치앙라이 주 정부가 마련한 기자회견장에 등장했다.
자신들을 구조한 태국 네이비실 대원들과 치료를 담당한 의사 등과 함께 회견장에 나온 이들은 축구공을 차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건강을 증명했고, 밝은 얼굴로 각자 이름과 나이를 소개하고 동굴 고립 당시 상황 등을 풀어놓았다.
한 소년은 "동굴에 갇혔을 때 우선 집에 가서 엄마에게 꾸중을 들을까 봐 겁났다"고 말했다.
실종 상태였던 이들을 발견한 영국 잠수전문가와 영어로 대화해 주목을 받았던 아둔 삼온(14)은 "영국에서 온 사람이 우리를 구하러 왔다니 믿을 수가 없었고 놀랐다. 기적 같았다"고 구조대와 첫 만남의 감회를 전했다.
그는 이어 "그날 저녁 우리는 동굴 안의 바위를 긁고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며 "그들의 질문에 답하기 전에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소년은 "모두에게 (이 상황에) 맞서 싸우자고 절망하지 말자고 했다"고 말했고 다른 소년은 프로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밝히기도 했다.
동굴에서 아이들을 끝까지 지켜내 영웅이 된 엑까뽄 찬따웡(25) 코치는 "동굴 안에 들어갔을 때 음식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고 다른 소년은 "종유석에서 떨어지는 물만 마셨다"고 고립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엑까뽄 코치는 "알려진 것과 달리 대부분의 아이들은 수영을 할 줄 안다. 다른 아이들보다는 잘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고 "구조대를 마냥 기다릴 수 없었다. 탈출 방법을 찾아보려 노력했고 번갈아 가며 동굴 벽을 파 구덩이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소년들을 치료해온 의사는 "치료 기간 아이들의 몸무게가 3㎏가량 늘었고 혈액검사 결과도 좋다"며 "아이들이 동굴에 있을 때부터 강인한 정신력을 보였다"고 말했다.
앞서 당국은 실종 상태에서 열흘을 굶었던 아이들의 몸무게가 2㎏가량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치앙라이 '무 빠'(야생 멧돼지) 축구클럽 소속 유소년 선수와 코치인 이들은 지난달 23일 팀원의 생일파티를 위해 매사이 지구의 탐루엉 동굴에 들어간 뒤 연락이 끊겼다.



동굴 앞에서는 이들이 타고 다니던 자전거와 가방, 축구화 등이 발견됐다.
갑자기 내린 비로 동굴 내 수로의 물이 불어나면서 아이들이 갇혔다고 판단한 당국은 이튿날부터 수색에 나섰다.
아이들은 실종 열흘째인 지난 2일 2명의 영국 전문가들에 의해 동굴 안쪽 깊숙한 에어포켓 공간에서 발견됐다.
태국 당국은 외국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미 공군 구조대원 30명을 비롯한 동굴 잠수 및 구조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들을 불러 모았다.
또 당국은 동굴 곳곳에 고인 물을 빼내는 한편 아이들에게 수영과 잠수장비 이용법을 가르친 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3일에 걸쳐 이들을 전원 안전하게 구해내 찬사를 받았다.
그동안 병원에서 심신을 치료해온 소년들은 곧바로 퇴원해 일상생활로 돌아가며, 이후 인터뷰는 하지 않기로 했다.
치앙라이 주 정부는 과도한 대중의 관심이 초래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향후 아이들은 물론 가족들도 일절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생환자와 가족의 생활을 방해하는 경우 아동보호법에 따라 기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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