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도 낮추자' 물안개에 쿨루프까지…지자체, 폭염과 전쟁
클린로드·스마트 그늘막 설치, 얼음생수·양산 제공 등 백태
(전국종합=연합뉴스) 식을 줄 모르는 폭염으로 전국 자치단체들이 무더위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기온과 조도를 감지해 자동으로 펴지는 그늘막부터 옥상에 특수 페인트를 칠해 햇빛을 반사하는 등 온도를 1도라도 낮추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 거리를 식혀라…스마트 그늘막에 지하수 활용까지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는 한 단어로 무더위가 표현되는 대구시 거리에는 최첨단 폭염대비 시설이 속속 등장했다.
대구시는 랜드마크인 동대구역 광장 주변 횡단보도에 스마트 그늘막을 설치했다.
스마트 그늘막에는 풍속, 온도, 조도 감지센서가 있어 너무 덥거나 빛의 양이 많으면 자동으로 펴졌다가 더위가 다소 수그러들면 다시 접힌다.
그늘막이 펴지면 10명이 동시에 햇빛을 피할 수 있다.
동대구역 시설물과 버스정류장에는 물을 안개처럼 뿌려 주변 온도를 낮추는 쿨링포그(Cooling Fog) 시스템도 도입됐다.
대구 동·서를 관통하는 달구벌대로 일부 구간에는 클린로드(Clean Road) 시스템이 작동한다. 분사 노즐에서 나오는 지하수가 분수처럼 양옆으로 뿜어져 나오면 도로 바닥이 순식간에 흥건해진다.
서울시는 서울역 주변 고가 보행길 '서울로7017' 더위 식히기에 나섰다. 기존 고정식 그늘막에 추가해 지름 3m 크기의 이동식 그늘막 15개를 설치해 전체 그늘 면적을 약 3배 확대했다.
인공 안개비 시설 역시 정수된 물을 강풍과 함께 분사하는 쿨팬은 2대에서 4대로 늘리고, 1m 간격의 노즐에서 수돗물을 분사하는 쿨링미스트 설치 구간도 200m로 확장했다.
부산시는 폭염방지 그늘막을 지난해보다 80곳 더 늘어난 총 100곳에 만들었다.
또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물청소 차량 39대를 동원해 하루 3회 이상 실수 작업을 한다.
울산 중구 원도심 아케이드 542m 구간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천장에 설치된 쿨링포그 설비에서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추고 있다.
전남 장성군청 앞과 장성역 앞 곳곳에는 지름 4m 크기의 대형 파라솔이 설치됐다. 고밀도 폴리우레탄 재질로 자외선 차단 효과가 뛰어나다.
◇ 건물 열기 잡아라…온도 1도 낮추는 쿨루프
부산시는 무더위쉼터와 폭염 취약계측 100곳 건물 옥상에 햇빛과 태양열을 반사하는 차열페인트를 시공하는 '쿨루프'(Cool Roof) 사업을 진행한다.
부산시는 도로와 보도 지표면의 태양열의 반사율을 높이는 쿨페이브먼트 사업도 부산대학교 지하철역 입구에서부터 부산대학교 정문 앞까지 시행 중이다.
대구시 역시 소방서 건물과 대구사격장, 보건환경연구원 등에 쿨루프 시공했다.
울산시도 복지관과 경로당 40곳에 이 사업을 시행한다.
서울시는 민간아동지원센터 40곳과 노후저층주택 10곳 등 50곳에 친환경 쿨루프를 무상 설치한다.
쿨루프는 건물 온도를 1도가량 낮출 수 있다.
농촌엔 비닐하우스 온도 저감시설이 도입됐다.
전남 광양시는 비닐하우스에 쿨네트와 차광막, 환기팬, 분무시설을 설치해 하우스 내부 온도를 낮추는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농가 5곳을 선정해 설치한 결과, 한낮 기온이 35도 가까이 올라도 하우스 내부 온도는 30∼35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생수·양산 나눠주고, 구급차엔 얼음조끼 구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지자체는 시민에게 피서 용품도 나눠주고 있다.
서울시는 폭염특보 시 서울로7017 주요 입구에서 초록양산을 무료로 빌려준다.
울산시 북구는 노인이나 질환자 등을 전담 간호사들이 방문해 수분섭취용 휴대 물병을 1천870개가량을 나눠준다.
울산시 중구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주민이 많은 곳을 찾아가 그늘막 텐트를 설치하고 하루 300∼400개 정도의 얼음 생수를 제공한다.
중구 관계자는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에 조금이나마 주민이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차가운 생수를 찾아가 나눠주고 있다"라고 19일 말했다.
대구시 소방안전본부는 49개 구급대를 폭염구급대로 지정하고 모든 구급차에 얼음조끼, 얼음팩, 생리식염수 비치해 긴급 온열환자 발생에 대비하고 있다.
(장덕종 이덕기 차근호 신민재 김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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