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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죽음에 '피의 복수'…인니 주민, 악어 292마리 도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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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죽음에 '피의 복수'…인니 주민, 악어 292마리 도살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악어에 물려 숨진 이웃의 복수를 한다며 인도네시아의 한 마을 주민들이 악어농장을 습격해 보호종 악어 290여 마리를 집단도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18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환경보전 당국은 지난 14일 서(西) 파푸아 주 소롱 지역의 한 악어농장에 인근 주민 수백 명이 칼과 망치 등으로 무장한 채 난입해 농장 내의 악어 292마리를 몰살시켰다고 전날 밝혔다
이들은 몸길이 4m 내외의 성체는 물론 손바닥 크기의 새끼까지 모조리 죽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의 조사결과 주민들은 가축에게 먹일 풀을 뜯으려고 농장에 들어갔던 48세 남성이 악어에 물려 숨진 데 대한 보복으로 악어들을 도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파푸아 주 환경보전 당국 관계자는 "사망자의 장례식이 끝난 직후 수백 명이 악어농장으로 몰려들었다. 현장에는 경찰 40여 명이 있었지만, 이들을 제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해당 농장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보호종으로 지정된 바다악어와 뉴기니 악어를 사육하면서 일부를 도축해 가방과 벨트 등의 제작에 사용할 수 있다는 허가를 받아 2013년부터 운영됐다.
경찰은 농장을 공격한 주민 5명을 증인으로 불러 조사했지만, 용의자를 특정해 입건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현지 동물보호단체들은 주모자들을 밝혀내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동물구조(IAR) 인도네시아 지부 소속 활동가 오데 칼라시니코프는 "농장에서 악어를 기르는 것은 이상적일 수는 없어도 최소한 밀렵에서 보호하는 역할은 할 수 있다"면서 "정부는 동물 권익과 관련한 문제에 있어 단호한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사망 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법적 절차를 거쳐 처벌하는 대신 주민들이 직접 응징하는 '거리 재판'(hukum jalan) 문화가 종종 발생한다. 이는 국민 대다수가 법 집행과 사법절차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제공]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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