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英 메이 정부, 관세법 이어 통상법 표결서도 승리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Brexit·유럽연합 탈퇴)와 관련한 법안 표결에서 잇따라 승리를 거두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영국을 EU 관세동맹 안에 남도록 하는 내용의 통상법 개정안이 하원 표결에서 찬성 301표, 반대 307표로 부결됐다.
통상법은 기존에 EU와 제3국이 맺은 무역 협정을 영국과 제3국 간 양자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것으로, 브렉시트 이후 새로운 무역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정부에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그러나 집권 보수당 내 친 유럽연합(EU) 의원들은 정부가 2019년 1월 21일까지 EU와 자유무역 협정을 체결하지 못할 경우 EU 관세동맹 안에 계속 남도록 하는 통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메이 총리는 그동안 브렉시트 이후 EU 관세동맹에서도 탈퇴하겠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EU 관세동맹에 잔류할 경우 당초 브렉시트 목적 중 하나였던 제3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이 불가능해진다는 논리였다.
이날 표결에서 패배했을 경우 메이 총리는 자신의 약속을 어기게 될 운명에 처했지만 근소한 표차로 승리하면서 가까스로 위기를 넘기게 됐다.
앞서 메이 총리는 전날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의 개정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관세법 표결에서도 승리했다.
다만 영국을 EU 의약품 규제 체계에 남도록 하는 내용의 또 다른 통상법 개정안은 찬성 307표, 반대 301표로 통과됐다.
이 개정안은 영국이 유럽의약청(European Medicines Agency)의 규제 네트워크 안에 남는 데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영국 정부는 최근 발표한 '브렉시트 백서'에서 의약품과 항공, 화학 등의 승인을 담당하는 EU 기구의 회원으로 계속 남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를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다 하겠다는 내용은 담기지 않아 이번에 통과된 통상법 개정안과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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