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권력기반 흔들?…중국에 온갖 유언비어 난무
미국과 무역전쟁 발발에 시진핑 대미 강경책 비판 고조
홍콩 명보 "대부분 근거 없어…시진핑 권력 굳건한 상태"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책 노선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면서, 시 주석의 권력기반이 흔들린다는 온갖 소문이 난무한다고 홍콩 명보가 16일 보도했다.
명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이 최근 각 성(省)과 기관에 시 주석의 초상화를 철수하고 향후에도 내걸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소문에 이어, 당이 학계에 '량자허(梁家河)' 연구를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량자허는 시 주석이 문화대혁명 기간 하방(下放·지식인을 노동현장으로 보냄)을 한 산시(陝西) 성의 한 마을로, 량자허 연구는 시 주석에 대한 개인숭배 열풍의 하나로 여겨졌다.
시 주석 관련 뉴스를 1면에 실어온 인민일보가 지난 9일 자에서 시 주석 관련 뉴스를 게재하지 않았으며, 이는 시 주석이 집권한 지난 5년간 처음 있는 일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나아가 시 주석의 최측근인 왕후닝(王호<삼수변+扈>寧) 당 중앙서기처 서기가 대외정책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낙마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일부에서는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등 원로 40여 명이 당 정책 노선의 재검토를 요구했다는 소문도 나돈다.
심지어 덩샤오핑(鄧小平)과의 권력투쟁에서 밀려나 실각한 화궈펑(華國鋒) 전 주석처럼 시 주석이 조만간 하야할 것이라는 소문마저 나도는 실정이다.
시 주석의 후계자로는 왕양(汪洋)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이나 후춘화(胡春華) 부총리 등이 거론된다.
이 같은 소문이 나도는 배경에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전임 지도자들이 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키우자는 '도광양회'(韜光韜晦) 전략을 채택한 것과 달리, 시 주석은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내세우며 미국에 대한 강경책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 선포라는 역풍을 맞았고, 통신장비 기업 ZTE가 미 정부의 제재로 존폐의 위기에 내몰리는 등 중국 경제에 큰 위기를 불러왔다.
이러한 정책 실패의 근본적 원인이 시 주석에 있는 만큼 그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인식이 온갖 소문을 불러온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러한 소문은 낭설에 불과하며, 시 주석의 권력기반은 아직 굳건하다고 명보는 진단했다.
명보에 따르면 인민일보가 시 주석 관련 뉴스를 1면에 싣지 않은 것은 지난달에만 3차례에 달했으며,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다.
시 주석은 19일부터 27일까지 아랍과 아프리카를 순방하며 무역전쟁의 우군 확보에 나설 예정인데, 만약 그의 권력기반이 흔들려 부재중 쿠데타가 우려된다면 이러한 순방길에 나설 리도 만무하다.
대미 통상과 큰 관련 없는 왕후닝이 무역정책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는 것도 우스운 얘기이며, 노쇠한 당 원로들이 힘을 모아 시 주석에게 대항할 가능성도 매우 낮다고 명보는 진단했다.
명보는 "시 주석에 의해 낙마하거나 세력이 크게 위축된 공산주의청년단, 석유방, 부패 장성, 안방(安邦)그룹, 밍톈(明天)그룹 등의 재벌 등은 시 주석에게 원한을 품을 수 있지만, 이들이 연합해서 시 주석에 반기를 들고 후계자를 선출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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