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토동맹 때리기에 매티스 곤혹…순방기간 내내 '침묵'
나토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 불참하는 등 유럽순방서 거의 자취감춰
공개석상서 트럼프 이름 한번도 말안해…나토·러시아 문제로 이견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자취를 감추다시피 해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나토 동맹들을 비난하고 영국 총리를 깎아내리는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구애할 때 매티스 장관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매티스 장관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즉석 기자회견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 자리에 동석한 것과 대조를 이루는 장면이다.
데릭 숄레이 전 국방부 국제안보차관은 WP에 "매티스가 대중 앞에 서는 것이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모두가 이해할 수 있다"며 "그가 아무리 (유럽 동맹들을) 안심시키는 말을 하더라도 대통령과 일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럽 순방에서 '로키' 모드를 유지하는 매티스 장관은 어쩌다 가끔 공개 발언을 할 기회가 있어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그는 지난 13일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서 열린 미국-아드리아 헌장 정상회의에서 아드리아 해(海)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의 헌신을 강조하면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두 번 인용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은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WP는 또 매티스 장관이 지난 주말 노르웨이를 잠깐 방문한 것을 두고서는 "매티스가 (트럼프 대통령과) 멀리 떨어진 세상에 있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평가했다.
매티스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불편한 동행'은 유럽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 문제와 미국-러시아 관계 등에 관한 뚜렷한 시각차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의 다른 회원국들에 방위비 증액을 노골적으로 압박했음에도, 매티스 장관은 나토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전·현직 국방 관리들이 WP에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매티스 장관은 2024년까지 GDP(국내총생산)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하겠다는 약속에 대해 나토 동맹국들을 칭찬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GDP 4% 국방비 지출' 목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았다.
특히 러시아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인 제스처에도 매티스 장관은 "가짜뉴스 보도나 경제적 구속 또는 개입을 통해 국제사회를 흔드는 세력"이라고 묘사하면서 "그들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것이 그 나라(러시아)를 묘사하는 가장 정중한 방법일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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