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뜬 '아기트럼프' 풍선…런던 항의시위에 8만명 운집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국 방문 이틀째인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대 8만여명이 런던 거리를 메웠다.
로이터 통신과 일간 텔레그래프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시위 참가자들은 다양한 색깔의 배너를 들고 구호를 외치면서 런던 시내를 가로질렀다.
이들은 기후변화, 난민, 여성 처우 등과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나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한 시위 참가자는 "트럼프는 인종차별, 편견, 여성 혐오, 외국인 혐오 등 내가 싫어하는 모든 것을 대변한다"면서 "딸을 가진 엄마로서 그가 여성을 그런 식으로 다루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시위참가 배경을 설명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그의 정책은 깊은 분열을 초래한다"면서 "우리는 이에 저항하려고 하며, 가능한 한 많은 이들이 결속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영국 의회의사당 옆 의회광장에서는 논란을 불러온 '기저귀 찬 아기트럼프' 풍선이 상공에 날아올랐다.
6m 높이의 대형 풍선은 기저귀를 찬 채 화내는 모습을 하고 있는 트럼프를 묘사했다.
시위 참가자들이 돈을 모아 제작했고 사디크 칸 런던시장이 풍선을 띄우는 것을 허용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대중일간지 '더 선'과 인터뷰에서 "시위 때 트럼프 베이비 풍선이 등장한다는 것을 들어 알고 있다"면서 "시위대가 풍선을 띄우는 것은 나를 환영하지 않는다는 뜻이고 그래서 아주 짧은 시간 런던에 머무는 것"이라며 불만을 토했다.
로이터 통신은 영국이 그동안 미국을 특별한 동맹으로 여기며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지만, 영국인 중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스럽고 변덕스러운데다 여러 이슈에서 영국의 가치에 반하는 인물로 여기는 이들이 있다고 전했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