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턴 시도중 스키어와 충돌한 스노보더 2심서 무죄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스키장에서 스노보드를 타다가 뒤편에서 내려오던 스키어를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스노보더는 1심에서는 유죄를 받았다.
수원지법 형사4부(문성관 부장판사)는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김모(36) 피고인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이같이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 피고인은 지난해 1월 경기도의 한 스키장 슬로프에서 스노보드를 타고 내려오다가 슬로프 아래쪽 방향에서 위쪽 방향으로 살짝 올라가는 일명 'J턴'을 하던 중 스키를 타던 A(37) 씨와 부딪혔다.
이 사고로 A 씨는 약 2개월간 치료가 필요한 좌측 무릎관절 전방십자인대 골절 등의 상해를 당했고 김 피고인은 불구속 기소됐다.
1심은 김 피고인이 사고 발생의 위험이 높은 J턴을 하다가 피해자와 충돌한 사실을 근거로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다고 봤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충돌을 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지점을 기준으로 볼 때 피해자는 피고인의 후방에서 내려오고 있었다"며 "피고인은 피해자를 발견하기 어렵거나 발견하더라도 충돌을 피하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지만 피해자에게는 앞에 있던 피고인을 발견하고 피할 수 있는 여지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이른바 J턴을 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했지만, 피고인이 진행방향을 급선회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며 "기본적으로 스키장에서는 뒤에 있는 사람에게 자신보다 아래에 있는 사람의 동정을 살펴 충돌을 피하기 위한 속도나 진로 등을 선택해 활주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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