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교 올해 4명 투신…경고 CCTV·스피커 86대 '별무소용'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울산만을 가로지르는 교량인 울산대교에서 바다로 뛰어내려 목숨을 끊는 사고가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으나 울산시와 울산대교 운영사 측이 투신 사고를 막을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울산시 남구 매암동과 동구 화정동을 잇는 울산대교는 2015년 6월 1일 개통했다.
울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개통 이후 12일 현재까지 울산대교에서는 6건의 투신 사고가 발생했다.
2016년에 1명, 2017년에 1명이 스스로 바다에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올해는 4월 10일과 23일, 6월 30일 등 3건의 투신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졌고, 12일 오전 0시 6분께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성이 울산대교에서 바다로 뛰어내려 해경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울산대교는 해수면에서 다리까지의 높이가 60여m에 이르기 때문에 일단 투신자가 바다로 뛰어내리게 되면 생존 확률이 희박하다.
신고를 받은 해경의 경비함이나 구조정, 구조대가 최대한 빨리 출동해 투신자를 찾았다 할지라도 이미 수면과 부딪칠 때의 충격이나 저수온에 따른 심장마비 등으로 사망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희생을 줄이기 위해선 투신 자체를 막아야 한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울산대교는 차량의 주·정차와 보행자의 통행이 금지된 자동차 전용 도로다.
그러나 투신자들은 택시를 타고 울산대교 위에서 하차해 뛰어내리거나, 본인이 직접 차를 몰고 와 다리 중간에 멈추고 투신하는 경우가 많다.
울산대교 운영사인 울산하버브릿지사는 주탑과 현수교 상판에서 교량을 실시간 비추는 폐쇄회로(CC)TV 6대와 경고 방송을 할 수 있는 스피커 80대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CCTV를 통해 교량에 사람의 모습이 보이거나 차량이 정차하는 등 이상 기미가 보이면 상황실에서 곧바로 경고 방송을 한다.
또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순찰팀을 현장으로 출동시키는 동시에 경찰, 소방, 해경에 곧바로 신고한다.
그러나 투신 시도를 원천적으로는 막지는 못하고 있다.
상황실에서 자살 의심자를 목격해 경고 방송을 하더라도, 순식간에 바다로 몸을 던지기 때문에 사고를 막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울산대교 건설 당시 난간을 더 높이 설치해 자살 시도자가 바다로 뛰어내릴 수 없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난간을 높이면 교량이 바람의 하중을 많이 받아 구조적으로 위험하다는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울산시의 한 관계자는 "현수교인 울산대교는 안전 문제 때문에 완공 후 교량에 시설을 추가로 설치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면서 "다른 자살 방지책 마련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yongt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