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 "하반기 집값 하향 안정, 폭락·폭등은 없을 것"(종합)
규제·보유세 개편·금리 인상 등으로 시장 위축…"강북 집값 상승은 키맞추기"
올해 매매거래 연 81만건, 작년 대비 15% 감소 예상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올해 하반기 주택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연간 매매거래량도 15%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감정원 KAB부동산연구원은 12일 강남구 역삼동 감정원 서울사무소에서 진행한 '2018년도 상반기 부동산 시장 동향 및 하반기 전망' 세미나에서 "하반기 주택시장이 정부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와 금리인상 가능성, 공급 증가 등으로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감정원은 올해 하반기 수도권의 주택가격은 0.2% 오르겠지만 지방은 0.9% 하락하며 전국적으로 0.1%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와 보유세 개편안 등 정부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며 매수자들이 주택 구매를 보류하거나 시기 조정에 나서 매수세가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상반기에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주택가격이 1.5% 오른 영향으로 연간 전국의 주택가격은 0.4%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연간 상승폭(1.5%)보다는 크게 둔화한 것이다.
주택 거래량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정부의 대출 규제 정책으로 상반기 44만건에 이어 하반기에는 작년 동기 대비 24.7% 감소한 37만건에 그치며 연간으로도 작년(105만건) 대비 14.9% 감소한 81만건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장기 시계열 측면에서는 서울의 주택매매가격 지수가 1.72로 올해 6월에 최고점을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인해 수도권의 지수도 1.58로 6월이 가장 높았다.
반면 5대 광역시는 1.66, 지방권은 1.65로 각각 작년 11월과 2016년 1월에 고점을 찍은 이후 매매가격이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원 부동산연구원 채미옥 원장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이 현실화하고 안전진단도 강화되면서 특히 재건축 시장의 관망세가 하반기에도 유지될 것"이라며 "보유세 인상으로 앞으로 다주택자는 물론 고가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이 급등하기 때문에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 증가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 원장은 "재개발과 도시재생사업이 이뤄지는 강북 등지와 수도권 일부 지역은 소폭의 상승세를 보일 수 있으나, 지방은 지역경제 위축과 입주 물량 증가로 전반적인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강남 4구도 정부 규제 등으로 대체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서울 집값이 과거 2006년 집값 급등기를 전후한 시장 상황처럼 집값이 폭락 또는 폭등할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도 내놨다.
연구원이 이날 공개한 '서울 주택시장 국면전환과 권역별 전이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11월부터 2007년 2월까지의 집값 급등기는 가격 변동성이 컸지만, 최근 집값이 오르기 시작한 2016년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는 동남권(강남 4구)의 집값이 다른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집값 상승속도가 가파르지 않고 가격 변동성도 낮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변곡점을 맞은 서울 주택가격이 과거 2006년∼2007년과 유사한 폭등이나 폭락 장세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최근 강북 집값이 상승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강남 4구 집값의 영향이 커지면서 강남 집값에 따라 올라가려는 키맞추기 현상, 즉 전이효과 때문"이라며 최근 강남 4구의 집값이 안정세로 돌아선 만큼 강북 집값도 계속해서 상승하긴 어렵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하반기 전세시장은 매매시장의 관망세에 따른 반사효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반적인 입주 물량 증가로 전세 공급이 확대되면서 주택 임대시장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하락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수도권의 전셋값이 하반기에만 0.09%, 지방은 1.0% 하락하는 등 1.0%가량 떨어지면서 올해 연간으로도 2.0% 하락할 것으로 감정원은 예상했다.
특히 입주물량이 집중된 경기지역 외곽과 충남, 경남 등 일부 지역은 전세 물건이 쌓이면서 미입주와 역전세난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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