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동굴소년·코치 13명, 17일만에 '기적의 생환'(종합2보)
6월23일 이후 열흘간 고립…2일 극적으로 발견된지 7일만에 전원 구조돼
25세 코치 끝까지 아이들 지키다 마지막에 동굴서 나와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태국 치앙라이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가 17일간의 '동굴 드라마'를 기적 같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태국 네이비실은 10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페이스북을 통해 동굴 안에 갇혀있던 12명의 소년과 코치의 구조 소식을 전했다.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께 19명의 다국적 구조팀을 투입해 사흘째 구조작전을 벌였고, 동굴에 남아 있던 5명의 마지막 생존자를 무사히 구출해냈다.
첫 구조 소식은 오후 4시 12분께 전해졌다. 9번째 생환자였다.
이후 20여 분 뒤인 4시 33분 10번째 생환자가 동굴을 빠져나왔고, 5시 13분께 11번째, 6시 51분께 12번, 13번째 마지막 생환자 소식이 전해졌다.
아이들을 데리고 동굴에 들어갔던 엑까뽄 찬따웡(25) 축구팀 코치는 끝까지 동굴 안에 남아 있다가 마지막에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네이비실도 같은 시각 페이스북에 "12명의 소년과 코치가 모두 안전하게 동굴 밖으로 나왔다. 이게 기적인지 과학인지 얼떨떨하다"는 임무 완료와 감격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로써 지난달 23일 오후 훈련을 마친 뒤 동굴에 들어갔다가 폭우로 물이 불어나면서 고립된 13명은 17일 만에 전원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이날 추가로 구조된 소년들과 코치의 건강상태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당국은 이들을 구급차와 헬기에 태워 치앙라이 시내 쁘라차눅로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들은 치앙라이의 '무 빠'(야생 멧돼지) 축구 아카데미 소속으로, 지난달 23일 오후 훈련을 마치고 동굴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동굴 내 수로 수위가 높아지면서 고립됐다.
이들은 태국 네이비실 잠수대원들과 함께 동굴 내부를 수색하던 영국 동굴탐사 전문가 2명에 의해 실종 열흘째인 지난 2일 밤 동굴 입구로부터 5㎞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이후 태국 네이비실 잠수대원과 의사 등이 동굴 내부로 들어가 음식 등을 제공하고 다친 아이들을 치료했다.
또 당국은 동굴 안에 가득 찼던 물을 빼내 수위를 낮추는 한편 아이들이 침수구간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수영과 잠수장비 사용법을 가르쳤다.
이어 8일 본격적인 구조작업에 나서 당일 4명을 구조했고 이어 9일 추가로 4명을 구출해냈다.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던 동굴구조를 주도한 것은 영국과 미국, 호주 등 전 세계에서 온 50여 명의 동굴구조 전문가였다. 이들은 40여 명의 태국 네이비실 잠수대원들과 함께 사흘간 차오르는 물과 사투를 벌이며 13명을 동굴 밖으로 구출했다.
자원봉사자로 구조에 동참했던 전직 태국 네이비실 대원 1명이 지난 6일 산소 부족으로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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