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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진핑에 또 경고장…미중 무역전쟁과 뒤엉키는 核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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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진핑에 또 경고장…미중 무역전쟁과 뒤엉키는 核협상

"중국이 보이지 않는 손"…'배후론' 제기하며 중국에 공개적 견제
中 '북중밀착 발판' 지렛대 활용 가능성 경계…무역전쟁 복잡한 확전양상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격한 마찰음을 내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의 불똥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으로 튀고 있는 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세번째 방북을 계기로 진행된 비핵화 협상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을 두고 '중국 배후론'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활용해 비핵화 협상 국면에 개입, 미국을 상대로 한 무역전쟁의 지렛대로 삼으려 한다는 의구심을 또다시 공개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에 대해 신뢰를 거둬들이지 않으면서도 중국에 대해서는 '반면'(on the other hand)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대중(對中) 무역에 대한 우리의 태도 때문에 협상에 부정적 압력을 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길 바란다!"고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간 6∼7일(한국시간) 북미 고위급 협상 이후 보인 첫 공개적 반응이다. '포스트 싱가포르' 협상이 기대만큼 속도감 있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데에는 중국이 북한을 움직이며 협상을 방해하는 '보이지 않은 손'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 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 전체에 뻗쳐있는 중국의 손을 본다"며 "중국이 북한에 강경한 노선을 취하라고 압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북미 대화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때리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상회담 전인 지난 5월 김 위원장의 2차 방중 후 북한이 돌연 강경 태도로 돌변했을 때에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배후론을 공개석상에서 꺼낸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순조롭지 못한 흐름을 보이고 시기적으로 미 중간 무역갈등이 최정점에 달한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달라 보인다.
미국은 동부 시간 기준으로 지난 6일 0시 1분을 기해 중국산 수입품 500억 달러(약 56조 원) 가운데 340억 달러(약 38조 원) 규모의 818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 부과 조치를 발동하며 무역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나머지 160억 달러어치, 284개 품목에 대해서도 2주 이내에 관세가 매겨질 예정이다
이에 맞서 중국도 반격에 나서겠다며 벼르고 있다. 미국산 수입제품 500억 달러 가운데 농산품, 자동차, 수산물 등을 아우르는 340억 달러 규모의 545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공개 경고장'을 제시한 것은 일단 미 중간 무역전쟁이 북미협상 국면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최소화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북한을 끌어안고,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의 운신을 제약하는 '분리대응'을 통해 밀착관계를 보이는 북 중간 균열을 시도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또 북한에 대해서는 '중국의 페이스에 끌려다니지 말라'는 우회적 압박의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중 밀착은 비핵화 방정식을 한층 더 복잡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으로선 경계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혈맹'인 중국을 등에 업고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북한과 막강한 대북 영향력을 발판 삼아 무역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이 3차방중에 나선 것을 두고도 후속협상이 예상보다 늦어진 데에는 중국 변수가 작용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미국 조야에서 고개를 들었었다.
실제 북·중은 이미 현실화된 '쌍 중단'(雙中斷,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에 이어 '쌍궤병행''(雙軌竝行·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을 놓고 공통의 인식을 확인하면서 향후 비핵화와 체제보장의 빅딜 과정에서 공조 전선을 펼 가능성이 있다. '쌍궤병행'은 북한이 줄곧 요구해온 '행동 대 행동'의 단계적 동시 행동 원칙과도 맞닿아있다.
이미 미국도 '비핵화 우선' 원칙에서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병행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조짐이지만, 북한은 중국과의 공조 전선 속에서 체제보장을 우선적으로 강조하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무역과 비핵화 문제가 엉킨 양국간 힘겨루기 과정에서 미국측 셈법을 복잡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가 제재이다. 대북 제재에 동참하며 미국 주도의 '최대 압박 작전'이 효력을 발휘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중국이 제재의 장벽을 허물 경우 미국으로선 북한을 압박할 큰 '무기' 하나를 상실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국으로선 손에 쥔 카드가 될 수 있다.
실제 최근 들어 중국이 대북 제재 이완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국은 수차례에 걸쳐 이에 대해 공개적 경고를 보내왔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무역·통상과 비핵화 두 분야 모두에서 일정 성과를 거둬야 하는 트럼프의 미국과 아시아 역내 안보 패권을 잃지 않으면서 무역에서도 미국을 넘어서려는 시진핑의 중국 간에 물러설 수 없는 주도권 싸움이 전개되면서 미중간 전선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역내 질서를 이끄는 미중간 패권다툼의 향배는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비핵화 협상의 진로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YNAPHOTO path='PYH2018062212120034000_P2.jpg' id='PYH20180622121200340' title=''완전 비핵화' 뜸들이는 北…中과 '참모회의' 길어지나' caption='(베이징 AP/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22일로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 열흘이 지나간 가운데, 미국은 정상회담에 명시된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의 동력을 유지하면서 후속 조치를 재촉하고 있지만 북한의 '뜸 들이기'가 지속하는 양상이다. <br>북한은 북미 후속 협상 일정은 물론 폼페이오 장관을 상대할 북측 협상 파트너가 누구인지도 알리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3차 북중정상회담과 함께 부상한 '중국 변수'가 비핵화 진전 속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사진은 지난 19일 중국을 방문 중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베이징 인민대회당 환영연회에서 중 시진핑 국가주석과 건배하는 모습. 김 위원장은 당시 환영연회에서 "중국 동지들과 한 참모부에서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고, 20일 시 주석과의 단독회동에선 북중 양국의 '전략·전술적 협동'을 강조했다.
bulls@yna.co.kr'/>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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