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러시아전 승리는 우크라 위한 것"…크로아 선수 발언 논란
FIFA '정치 성격' 심사 착수…러시아전 역전골 주인공 비다 등 동영상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월드컵 8강 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러시아를 무찌르고 4강에 진출한 크로아티아 대표팀 선수가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동영상 발언으로 징계 위기에 처했다.
러시아 스포츠 전문지 '스포르트 엑스프레스'와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축구연맹(FIFA)은 8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 수비수 도마고이 비다와 전(前) 크로아티아 대표팀 선수 오그넨 부코예비치의 행동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FIFA 공보실은 "증거를 검토하고 있다. 아직 확보한 정보에 대한 평가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논평을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논란은 두 선수가 전날 러시아와 8강 전에서 승리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짧은 동영상 때문에 촉발됐다.
비다는 러시아전 승리를 축하하는 이 동영상에서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란 구호를 외쳤고, 옆에 있던 부코예비치는 "이는 '디나모'와 우크라이나를 위한 승리다"라고 거들었다.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란 구호는 러시아에 반대하는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이 사용하는 정치 구호다.
두 선수는 모두 우크라이나 프리미어리그 소속 클럽 '디나모 키예프'에서 활동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비다와 부코예비치의 발언이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는 등의 활동으로 우크라이나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복수'의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FIFA는 월드컵에서 정치 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위반자는 2경기 출전 금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러시아전에서 연장 전반 11분 2-1 역전골을 뽑아내 크로아티아의 승리에 결정적 기여를 한 비다는 동영상으로 논란이 일자 "아무런 정치(정치적 의미)도 없으며 농담일 뿐이다. 내겐 '디나모 키예프'에서 뛸 때부터 우크라이나 친구들이 있다. 다른 뜻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왜 내 말이 러시아인들을 모욕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나는 러시아와 러시아인들을 사랑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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