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해도 괜찮아"…조금 느린 아이들의 힘찬 '점프볼'
춘천서 전국 발달장애인 농구대회 열려…'모두가 승자'된 1박 2일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자신 있게 해. 괜찮아 천천히 해. 서로 얘기하면서 해∼"
'2018 강원스페셜올림픽코리아 전국 농구대회'가 열린 8일 강원 춘천시 장애인스포츠센터 체육관은 농구공 튕기는 소리와 아이들의 함성이 섞여 뜨겁게 달아올랐다.
발달이 조금 느린 아이들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농구대회였다.
농구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공을 놓치거나 엉뚱한 곳으로 패스하는 등 실수했다고 해서 인상을 찌푸리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공을 따라 우르르 몰려다니기도, 공만을 쫓다가 같은 편 선수들끼리 부딪히기도 했으나 서로를 탓하지도 않았다.
벤치에서도 "할 수 있다"며 발달장애인 선수들을 격려하고 박수를 쳤다.
슛이라기보다는 무작정 림이 있는 곳으로 던지는 선수들도 많았지만, 기어코 한 골을 넣었을 때 선수들은 뛸 듯이 기뻐하며 서로를 얼싸안았다.
'나는 승리합니다. 그러나 만약 이길 수 없더라도 용기를 잃지 않고 도전하겠습니다'라는 스페셜올림픽 정신처럼 농구는 장애를 이겨내는 과정일 뿐 결과는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넘어진 상대 선수를 일으켜 세워주는 모습에서 승부를 떠나 화합과 우애를 다지는 고운 마음씨도 엿보였다.
발달장애란 신체나 정신이 나이에 맞게 발달하지 않은 상태로, 특정 질환이나 장애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운동 발달장애, 언어 발달장애, 시각·청각 등 특수 감각 기능 장애, 기타 학습장애 등으로 다양하다.
겉모습도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고, 신체적 장애가 아니기에 생활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
실제로 참가 선수 중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은 비장애인과 겨뤄도 손색없을 뛰어난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스페셜올림픽코리아가 주최하고 강원스페셜올림픽코리아가 주관한 이번 대회에는 전국에서 11개 팀 160여 명이 참가했다.
11개 팀 중 실력이 제일 뛰어난 4개 팀이 1그룹, 그다음으로 뛰어난 4개 팀이 2그룹, 마지막 3개 팀이 3그룹으로 나뉘어 풀리그를 펼쳤다.
1그룹이 중학교 대표 선수 정도의 실력이라면 2그룹과 3그룹은 생활체육 수준이다.
14세 이상 등록 장애인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기에 중학생부터 20세 이상 어른 선수들도 있었다.
각 팀이 치열하게 승부를 펼쳤지만, 대회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1위와 2위를 제외하고 모두 공동 3위가 됐기 때문이다. 꼴찌 없이 모두가 금·은·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실력 구분 없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하면 하루 만에 끝낼 수 있지만, 선수들이 한 경기라도 더 즐기고 모두가 승자가 되는 경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장애라는 어려움을 뛰어넘어 화합과 우애를 다짐하며 흘린 굵은 땀방울이 코트를 적신 이번 대회는 이날을 끝으로 1박 2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김용곤 강원스페셜올림픽코리아 회장은 "스포츠를 통해 장애를 이겨내는 모습은 큰 기쁨과 희망을 준다"며 "스폐셜올림픽 정신을 마음속에 새기며 우리 모두의 도전도 멈추지 않고 계속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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