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손떼야", "靑견제"…민주 초선들, 차기 리더십 주문 봇물
초선의원 토론회…"당 모두가 친문", "친문-비문은 웃긴 얘기" 지적도
박명림 교수 "제왕적 대통령제, 지배당 없는 대통령당만" 쓴소리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차지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5일 다음 달 전국대의원대회(전대)를 앞두고 당의 진로와 책임감 있는 집권여당의 역할을 고민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한 걸음 더' 토론회에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회 공동 제안자인 최운열·기동민·김종민·박정·조응천·황희 의원 등 초선의원 30여명이 참석했고, 4선의 박영선 의원과 재선 유은혜 의원도 자리했다. 자유한국당 초선인 강효상 의원도 토론회에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토론에 나선 초선 의원들은 8월 25일 전대에서 선출될 새 지도부가 갖춰야 할 리더십에 대한 주문을 쏟아냈다.
조응천 의원은 "당이 청와대를 견제하지 못하고 침묵하고 묵인하는 데 익숙해지면 안된다"며 "건강하고 생산적인 긴장관계를 유지할 차기 지도부가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금태섭 의원은 "야당을 존중하고 민주당이 하자는 대로 따라가자는 연대가 아니라 저쪽에서도 원하는 것을 같이 하고 같이 책임질 수 있는 리더십이 돼야 한다"며 "정책에 문제가 생기면 정면으로 비판하고 고쳐 나가야지 당이 나서서 대신 욕먹자는 리더십은 아니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신동근 의원은 "차기 당대표가 될 분은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관리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며 "차라리 공천 문제는 '내가 손 떼겠다'고 선언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정 의원도 "당대표 선거에 나서는 분들은 '공천시스템을 전부 다 당원에게 줘야 한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춘숙 의원은 "성 평등 문제를 혁명적으로 이뤄내겠다는 지도부가 돼야 당이 산다"고 밝혔다.
이른바 전대를 앞두고 불거진 '친문(친문재인)-비문 편가르기' 논란과 관련한 쓴소리들도 있었다.
김영호 의원은 "우리 당 모두가 친문이라 할 수 있다"며 "문 대통령과의 친분이나 정치활동을 함께한 것을 내세워 전대를 치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종민 의원도 "민주당은 통합이 잘 돼 있다. 요새 친문, 비문 하는데 솔직히 웃긴 얘기 아니냐"며 "통합의 문제에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압도적 지지와 우리당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6·13 지방선거 압승 이후 당이 자만심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들도 나왔다.
기동민 의원은 "달이 차면 기울듯이 우리는 지금 만월 보름달"이라고 했고, 조응천 의원은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우리가 비빌 언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들의 토론에 앞선 박명림 연세대 교수가 발제자로 나서 "독자 발언과 협치가 가능한 정당이 가장 좋은데 우리나라에는 지배당이 없고, 대통령당이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박 교수는 "우리 헌법 구조는 제왕적 대통령제"라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 때부터 참모회의가 국무회의보다 훨씬 TV에 많이 등장하고, 그럴 경우 관료들이 움직일 리가 없다"고 짚었다.
박 교수는 또 "대통령은 문재인정부가 아니라 민주당 정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우리가 그렇게 자인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박 교수는 아울러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이 성공하려면 국민과의 연합인 수직연대는 물론 야당과의 입법연대가 중요하다는 점과 적폐청산 이후 야당과의 협치 중요성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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