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발 국경통제, 도미노되나…오스트리아 "남부 국경 지킬 것"
오스트리아 정부 "남부 국경을 지킬 조치 취할 준비 돼있다"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난민 정책을 둘러싼 이견으로 붕괴 위기에 처했던 독일 대연정의 기독민주당과 자매당 기독사회당이 극적으로 타협에 성공해 파국을 면한 가운데, 합의안의 큰 영향을 받게 된 오스트리아가 남부 국경통제 강화를 공언하고 나섰다.
기민당을 이끄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대연정의 한 축인 기사당 대표인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은 2일 밤(현지시간) 11시간에 걸친 마라톤 논의 끝에 다른 유럽 국가에 이미 망명신청을 한 난민들을 위한 환승센터를 독일-오스트리아 국경에 지어 이들을 책임져야 할 국가로 곧바로 보내는 것을 골자로 한 타협안을 도출했다.
그러자 오스트리아 정부는 3일 성명을 내고 "독일 대연정이 난민 관련 합의안을 실행에 옮길 경우 우리는 우리의 국경, 특히 남부 국경을 지킬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는 남쪽으로는 이탈리아, 슬로베니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국경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단 독일이 오스트리아와의 국경에서 난민 통제를 추진하면, 오스트리아 역시 남유럽과 동유럽에서 난민들이 유입되는 통로인 남부 국경 통제를 강화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독일발 국경 통제는 오스트리아를 거쳐 유럽 주변국으로 속속 확산하며 '도미노 효과'를 낳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망된다.
오스트리아는 "독일의 검토 사항들은 유럽 공동의 외부 국경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연방 정부 차원에서 독일이 명확한 입장을 신속히 내놓길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스트리아가 낸 이날 성명에는 난민 정책 강경파인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 극우 자유당의 당수인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부총리, 극우 자유당 소속의 헤레베르트 키클 내무장관이 서명했다.
한편, 오스트리아는 이미 지난 달 26일 독일이 난민에게 국경을 닫는 상황을 가정하고 슬로베니아 접경 지대에서 대규모 난민 유입 차단 훈련을 펼쳐 슬로베니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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