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미국 중동평화안 반대 대규모 시위 계획"
요르단강 서안서 이스라엘과 충돌 우려…가자지구선 10대 소년 피살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팔레스타인이 미국의 중동평화 계획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는 1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활동가들이 지난 주말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로부터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진하는 중동평화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조직할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예루살렘포스트에 "미국 정부의 중동평화안 공개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이 우리가 나쁜 계획을 저지하기 위한 행동을 빠르게 결정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 관리는 미국의 중동평화안에 대해 "우리의 국가적 권리와 전체 팔레스타인인들의 대의를 제거하려는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하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제이슨 그린블랫 백악관 국제협상 특사는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집트를 방문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등 중동평화안을 논의했다.
쿠슈너 보좌관은 팔레스타인 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중동평화안이 곧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중동평화안에는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지만 예루살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며 지난 5월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겼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을 미래의 자국 수도로 주장하며 반발해왔다.
미국의 중동평화안을 겨냥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첫 시위는 2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임시수도 격인 라말라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루살렘포스트가 전했다.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시위에 나서면 이스라엘과의 충돌이 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팔레스타인 자치령 요르단강 서안은 그동안 가자지구보다 반(反)이스라엘 시위가 덜한 지역으로 평가됐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서는 유혈 참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 2명이 분리장벽(보안장벽) 부근에서 시위를 벌이다 이스라엘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팔레스타인인 사망자 중에는 13세 소년이 포함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올해 3월 30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분리장벽 근처에서 '위대한 귀환 행진'이라는 시위가 시작된 뒤 이스라엘군에 피살된 팔레스타인인은 약 13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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