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자사고 지원자에 일반고 지원기회도…외고도 같은 조처"
EBS 창사특집서 '자사고·일반고 동시지원 금지 효력정지' 후속조처 밝혀
9명 교육감 당선인, 학생·학부모·교육전문가에게 교육철학 소개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서울 중학교 3학년생들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일반고에 각각 한 번씩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9일 EBS TV 창사특집 생방송 '대한민국 교육을 바꾸는 1천개의 질문-17人의 교육감에게 묻는다'에 출연해 "자사고에 지원한 학생에게 일반고에 지원할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것이 헌법재판소 판결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는 전날 고등학교 평준화 지역 자사고 지원자의 일반고 중복지원을 금지하는 법령의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이에 교육부는 "평준화 지역 자사고 지원학생에 대해 헌재 결정을 존중해 교육청과 적절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자사고와 일반고 입시를 후기전형으로 함께 실시하는 것은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조 교육감은 "자사고에 떨어진 후 아무런 선택 없이 바로 집 인근 학교로 가게 되면 자사고 지원학생과 일반고 지원학생이 너무 다른 상황에 놓인다는 것이 헌재 판결"이라면서 "내년에는 학생의 선택권을 더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헌재 판결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외고·국제고 탈락학생은 일반고 학생배정 과정 가운데 세 번째 단계에 포함해 일반고에 다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입재수'를 막는 방법이지만 자사고 탈락학생에게는 '원하는 일반고'에 지원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문제가 있다.
조 교육감은 "자사고 쪽 문제 제기로 헌재 판결이 나와 이번 판결은 자사고와 관련해서만 적용되지만 외고에 대해서도 (자사고와) 같은 조처를 하겠다"고 했다.
이날 방송에는 조 교육감을 비롯해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당선인, 김병우 충복도교육감, 김지철 충남도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당선인,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등이 출연했다. 모두 '진보' 성향 교육감이다.
'보수' 성향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당선인은 전화인터뷰를 했다.
교육감 당선인들은 학생·학부모·교사·교육전문가로 구성된 질문단과의 질의·응답과 3분 연설로 자신의 교육철학을 알렸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상급학교로 진학할수록 학원을 많이 다니게 될 것 같아 걱정이라는 초등학생에게 "앞으로 교육은 시험을 잘 쳐 점수를 잘 받는 학생이 좋은 대학에 가는 지금까지 교육과 달라야 한다"면서 "대학입시가 차츰 개선되고 있다. 질문한 학생이 중학교·고등학교에 갔을 때 힘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자사고·특목고 문제와 관련해 "모든 학교가 자사고나 특목고처럼 잘할 수 있다"면서 "고교학점제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당선인은 "대한민국 교육은 따로국밥"이라면서 "민주시민과 창의융합인재를 키운다는 목표와 달리 학교현장에서는 여전히 학생들을 성적으로 줄 세우는 문제풀이식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하며 이를 극복하겠다고 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여러 고등학교가 시설과 운동장을 공유하는 '캠퍼스형 고등학교'를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여러 학교가 교육과정을 공유하는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을 작년부터 운영 중"이라면서 "선생님들도 (듣고자 하는 학생이 적어도) 원하는 과목을 개설해 가르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찬반논란을 불렀던 오전 9시 등교가 "학생들의 명령이었다"면서 "학생들 이야기만 듣고 9시 등교를 실시했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학생들 뜻이 정책에 반영됐다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에게 자부심과 용기를 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야간자율학습 폐지추진이 다소 이상적이라는 지적에 "야간자율학습은 사실 거의 효과가 없다"면서 "강제로 실시하지는 않고 학교가 자율적으로 선택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은 충남 보령시 녹도에 학생 1명을 위한 분교 학습장을 설치한 일을 소개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공교육 강화와 교육불평등 해소,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당선인은 "단 한 아이도 소외시키지 않겠다"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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